'무사만루→사구→볼넷→KKK' 만년 기대주의 희망고문, 벌써 11년째다

266 0 0 2022-07-01 01:40: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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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의 '만년 기대주' 한승혁(29)은 언제쯤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을까. 프로 데뷔 11년 차에 접어든 올해도 롤러코스터 피칭을 이어가며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한승혁은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4볼넷, 1몸에 맞는 볼) 6탈삼진으로 3실점했다.

1회부터 퐁당퐁당 투구를 선보인 한승혁이었다. 선두 타자 김준완을 7구 만에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김휘집에게는 같은 개수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이정후에게는 다시 볼넷을 내준 한승혁은 2루수 김선빈의 도움을 받아 김혜성을 병살 처리하면서 어렵사리 이닝을 끝냈다.

롤러코스터 피칭의 진수를 보여준 것은 2회였다. 좌전 안타 2개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김웅빈을 맞혀 밀어내기로 선취점을 내줬다. 서재응 KIA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방문한 뒤에도 밀어내기 볼넷으로 추가 실점을 허용해 이대로 무너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한승혁의 희망고문이 시작됐다. 스트라이크존 상단, 타자의 몸쪽 구석구석을 찌르는 빠른 직구와 낙차 큰 커브와 포크볼로 키움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김준완과 김휘집을 연속 루킹 삼진으로 잡아낸 마지막 공은 시속 150㎞의 강속구였다.

강력한 구위는 좀처럼 헛스윙을 하지 않는 KBO리그 최고의 타자 이정후에게도 유효했다. 초구 포크(시속 138㎞)부터 이정후의 방망이를 헛돌게 하더니 2스트라이크 2볼에서 시속 141㎞의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이정후의 시즌 15번째 삼진.



감을 잡은 한승혁은 4회 이지영에게 좌월 솔로포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타자들을 범타 처리하며 5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KIA로서는 이정후 포함 상위타선을 3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한승혁의 구위를 새삼 확인했지만, 이 모습이 진작 나오지 않은 것이 아쉬울 법했다.

사실 한승혁의 이런 모습은 KIA 팬들에겐 너무나 익숙하다. 2011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8순위로 KIA에 입단한 한승혁은 최고 시속 158km의 직구를 뿌리는 우완 파이어볼러로서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통산 217경기 16승 23패 19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5.83, 393⅓이닝 226볼넷 344탈삼진이란 성적이 말해주듯 늘 기복에 시달렸고, '만년 기대주'란 오명을 얻었다.

군 제대 후 첫 풀타임 선발 투수로 시작한 올해 역시 첫 6경기에선 평균자책점 2.52로 기대감을 높였으나, 이후 8경기는 평균자책점 7.71로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김종국 KIA 감독은 28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한승혁은 첫 풀타임 선발인데도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향후 좌편향된 KIA 마운드의 중심축을 잡아야 할 우완 파이어볼러로서 지금의 성적은 분명 아쉽다.

한편 KIA는 6회 터진 박동원의 투런포, 7회 나성범의 솔로포로 4-3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8회말 1사 1, 2루 위기에서 등판한 마무리 정해영이 전병우에게 우익수 쪽 2타점 2루타를 내주면서 4-5로 역전패했다. 4연패 늪에 빠진 KIA는 38승 1무 34패로 3위 LG와 격차가 5.5경기 차로 더 벌어졌고, 시리즈 스윕과 5연승을 동시에 달성한 키움은 47승 1무 28패로 이날 경기가 없던 1위 SSG를 1.5경기로 추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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