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발렌시아 시절 이강인. /AFPBBNews=뉴스1스페인 발렌시아 구단이 이강인(21·마요르카)을 떠나보낸 건 피터 림(69·싱가포르) 구단주의 치명적인 실수였다는 현지 지적이 나왔다. 이번 시즌 리그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재능인데도 정작 발렌시아에서는 제대로 기회조차 받지 못한 데다 계약 해지를 통해 방출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스페인 엘골디히탈은 16일(한국시간) "피터 림 구단주는 임기 중 중요한 실수들을 저질렀는데, 그의 마지막 가장 큰 실수는 이강인을 방출한 것이었다"며 "이강인이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유망주 중 한 명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도 정작 발렌시아에서는 어떤 감독으로부터 기회를 받지 못한 채 팀을 떠나야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강인은 10살 때부터 발렌시아 유스팀에 합류한 뒤 연령별 팀을 거쳐 1군까지 승격한 선수였다. 발렌시아 구단도 당초 그의 재능을 높이 평가하고 무려 8000만 유로(약 1122억원)의 바이아웃이 포함된 계약을 체결해 화제도 됐다. 그러나 정작 1군 승격 이후엔 제대로 기회조차 받지 못했다. 선발 기회를 받아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데도 가장 먼저 교체돼 벤치에 앉아 절망하는 모습이 현지에서도 논란이 됐을 정도다.
급기야 발렌시아는 지난 2021년 여름 브라질 출신 공격수 마르쿠스 안드레를 영입하는 것으로 이강인에게는 사실상 방출을 통보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비유럽권 선수를 3명만 등록할 수 있는데, 안드레의 합류로 이강인을 포함해 비유럽권 선수가 4명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강인은 발렌시아와 남은 계약 1년을 해지한 뒤 마요르카에 새 둥지를 틀었다.
매체 역시 "이강인은 지난해 여름 발렌시아가 안드레의 영입 과정에서 희생된 선수였다. 발렌시아는 1000만 유로(약 141억원)를 들여 안드레를 영입한 뒤 정작 이강인과는 계약을 해지한 셈"이라며 "발렌시아는 이강인이 향후 다른 팀으로 이적하더라도 아무런 이적료 수익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강인을 허망하게 놓친 발렌시아의 실수는 최근 프리메라리가에서 보여주는 맹활약 덕분에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는 게 매체의 분석이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리그 9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해 1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어시스트는 팀 내 1위이자 리그 공동 2위다. 발렌시아 입장에선 뒤늦게 후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매체는 "마요르카 이적 후 적응 시즌을 마친 뒤 이강인은 이번 시즌 초반 리그 최고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마요르카는 향후 이강인의 이적을 통해 많은 이적료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며 "그런 이강인을 방출한 건 피터 림 구단주의 용서할 수 없는 실수"라고 강조했다.
마요르카 이강인(맨 오른쪽)이 지난 8월 28일 라요 바예카노전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프리메라리가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