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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한다면 하는 롯데다. 돈을 써야 할 때 화끈하게 썼고 약점으로 지적 받은 포지션을 모두 보강했다.
롯데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내야수 노진혁과 4년 총액 50억 원의 FA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계약 내용은 계약금 22억 원, 연봉 24억 원, 옵션 4억 원이다.
이로써 롯데는 지난 21일 포수 유강남과 4년 총액 80억 원(계약금 40억 원, 연봉 34억 원, 인센티브 6억 원)에 계약한 뒤 노진혁까지 데려오면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 받았던 포수와 유격수 포지션을 확실하게 보강했다.
포수 자리는 2018년 강민호(삼성)가 떠난 뒤부터 5년 동안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했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한화에서 지시완을 데려왔지만 현재까지 주전포수로 성장하지 못했다. 안중열, 정보근, 김준태, 나균안, 강태율도 대안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김준태는 KT로 트레이드됐고 나균안은 투수로 전향했다.
유격수 자리는 2020~2021년 외국인 선수 딕슨 마차도가 물 샐 틈 없는 수비를 선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1년 연장 계약 옵션을 발동하지 않으면서 떠나보냈다. 삼성에서 트레이드로 이학주를 영입했지만 올해 부상과 부진으로 저조했다. 박승욱, 한태양, 이호연, 김민수, 배성근 등이 유격수 자리를 나눠서 맡았지만 주전 유격수를 맡기에는 함량 미달이었다.
트레이드는 실패했고 내부 육성 자원들이 성장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까지 모두 확인했다. 포수는 5년, 유격수는 마차도가 있는 기간 포함해 3년 만에 깨달은 사실이다. 결국 남은 건 FA 시장 밖에 없었다.
LG 소속으로 리그 최정상급 프레이밍으로 정평이 나 있던 유강남을 영입 대상으로 일찌감치 확정지었고 4년 총액 80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NC 소속으로 20홈런도 때려냈던 노진혁도 롯데의 유격수 보강을 위한 적임자로 점찍으며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노진혁의 경우 실무진 뿐만 아니라 이석환 사장까지도 플레이를 직접 찾아 보면서 관심을 쏟았다는 후문이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노진혁은 2012년 특별지명으로 NC의 창단멤버로 지명을 받았다. 통산 801경기 타율 2할6푼6리(2309타수 615안타) 71홈런 331타점 305득점 OPS .761의 성적을 남겼다. 올해는 115경기 타율 2할8푼(396타수 111안타) 15홈런 75타점 OPS .808의 성적을 남겼다. 데뷔 초에는 견실한 수비력으로 인정을 받았지만 2017년 말, 상무에서 전역하고 돌아온 뒤에는 공격력까지 갖추며 공수겸장 유격수로 거듭났다.
2020년 데뷔 후 처음으로 20홈런을 넘기며 장타력을 과시했고 최근 5시즌 중 2021년을 제외한 4시즌 동안 두 자릿수 홈런을 넘겼다. 수비력에서 범위가 넓은 편은 아니지만 강한 어깨와 안정적인 포구 능력을 바탕으로 유격수로 경쟁력을 키웠다. 김하성(샌디에이고)의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유격수 골든글러브 후보로 거듭나기도 했다.
올해는 유격수로 60경기(53선발) 441⅓이닝, 3루수로 59경기(57선발) 465⅓이닝을 뛰었다. 절반 수준이었다. 후반기에는 무섭게 성장하는 김주원에게 선발 유격수 자리를 내주는 경기들이 많았다.
하지만 여전히 노진혁은 유격수로 좀 더 많은 출장 기회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NC에서는 노진혁의 바람이 이루어지기 힘들었지만 롯데는 기회의 땅이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 문제가 있지만 이학주, 박승욱, 한태양 등 백업급 유격수 자원은 나름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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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혁은 계약 직후 “정성을 다해 인간적으로 다가와준 롯데의 진심을 느꼈다. 좋은 계약을 제시해 준 구단에 감사하다. 명문 구단에 오게 되어 영광이다. 롯데가 저의 가치를 인정해준 만큼 선후배들과 하나 되어 2023시즌 롯데 자이언츠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라며 “열정적인 롯데 팬들의 응원이 벌써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까지 아낌없이 사랑해주신 NC다이노스 팬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그동안 응원해준 NC팬들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모그룹의 190억 원 유상증자 자금 지원과 구단 최고위층의 관심, 실무진의 움직임이 모두 조화를 이루면서 FA 시장에서 모처럼 큰 손 노릇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