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이얀=AP/뉴시스]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2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칼리파 국제 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E조 첫 경기에서 1-2로 역전패한 뒤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퇴장하고 있다. 2022.11.23.[서울=뉴시스]박상현 기자 = '전차군단' 독일이 또 댜시 아시아 팀에 무너졌다. 4년 전 한국에 당한데 이어 이번에는 일본에 무너졌다. 이쯤 되면 불과 8년 전 압도적인 성적으로 월드컵 정상에 올랐던 독일의 위용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독일은 2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칼리파 국제 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E조 첫 경기에서 일카이 귄도안의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뽑았지만 내리 2실점하며 1-2로 역전패했다.
독일은 월드컵 본선에서 2연패하는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이 흔치 않은 경험은 곧 수모를 뜻한다.
독일은 카타르 월드컵까지 22번의 대회에서 무려 20차례 본선에 올랐다. 그러나 첫 대회인 1930년 우루과이 대회는 출전하지 않았고 1950년 대회는 2차 세계대전 전범국으로 출전 금지를 당했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대회에 출전한 셈이다.
러시아 대회까지 독일은 본선에서 109경기를 치렀는데 이 가운데 22패를 기록했다. 그만큼 독일은 월드컵 본선에서 좀처럼 지지 않았다. 하지만 독일은 일본전 패배로 월드컵 본선에서 역대 세 번째로 2연패를 기록했다.
첫 기록은 지난 1958년 스웨덴 대회에서 나왔다. 당시 독일은 준결승전에서 스웨덴에 1-3으로 진 뒤 3~4위전에서 3-6으로 패했다. 그래도 이 2연패를 토너먼트에서 강팀을 상대로 기록한 것이었기에 충격이 덜하다.
정확하게 40년 전 기록한 독일의 2연패를 이번과 거의 비슷하다.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 당시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오스트리아에 2-3으로 졌던 독일은 1982년 스페인 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알제리에 1-2로 덜미를 잡혔다.
그리고 이번이 세번째 본선 2연패다. 4년 전 한국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0-2로 지면서 사상 최초로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한 독일은 카타르에서 명예회복을 다짐했지만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에 2실점하며 본선 2연패를 기록했다. 더구나 한국에 이어 일본까지 아시아 팀에 당한 2연패를 독일에 너무 뼈아프다.
여기에 독일은 44년만에 전반에 선제골을 넣고도 역전패를 당한 불명예스러운 기록까지 남겼다.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에서 전반 19분에 칼하인츠 루메니게가 선제골을 넣고도 난타전 끝에 2-3으로 진 것이 마지막이었다.
전후반 관계없이 선제골을 넣고도 역전패를 당한 기록 역시 1994년 미국 월드컵 8강전에서 불가리아에 1-2로 진 이후 28년만이다.
당시에는 로타어 마테우스가 후반 2분에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30분과 후반 33분에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와 요르단 레치코프에게 연속골을 내줬다. 이때도 독일은 '녹슨 전차군단'이라는 오명을 들었다.
40년만에 본선 2연패를 기록한 독일에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조별리그를 통과해 준우승까지 차지했었다는 점이다. 1982년 알제리에 1-2로 졌지만 이후 승승장구하며 결승전까지 올랐다.
다만 이번에는 독일이 '죽음의 조'에 들어있다는 점이다. 독일은 당장 2차전에서 스페인을 만난다. 스페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2연속 토너먼트 진출 실패라는 기록을 남길 위험이 높다.
또 스페인에 이긴다고 하더라도 코스타리카가 '절대 1약'의 모습을 보인다면 2승 1패로도 조 3위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독일이 일본에 진 것은 정말로 E조가 죽음의 조가 됐음을 의미한다. 독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직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