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서 뛰었던 시절이 그리웠다"
두산 베어스는 22일 FA(자유계약선수) 양의지의 컴백 소식을 전했다. 양의지의 계약은 4+2년으로 총액 152억원이다. 양의지는 첫 4년 계약금 44억원, 연봉 총액 66억원을 받는다. 그리고 2026시즌이 끝난 뒤에는 인센티브 2년 최대 42억원의 선수 계약이 포함된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양의지는 지난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 전체 59순위로 두산 베어스의 선택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양의지는 2018시즌까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며 두산이 '왕조'의 길을 걷는데, 일원으로 힘을 보탰다. 그리고 2018시즌이 끝난 뒤 FA를 통해 NC 다이노스와 4년 총액 125억원의 계약을 맺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양의지는 NC로 이적한 후에도 변함없는 꾸준한 성적을 손에 넣었다. 특히 2020시즌에는 130경기에서 151안타 33홈런 124타점 타율 0.328 OPS 1.003으로 활약했고,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양의지는 올해 다시 한번 얻은 FA를 통해 4년 만에 두산으로 전격 컴백했다.
이승엽 감독은 양의지의 복귀 소식에 "너무 좋다. 이보다 좋은 선물은 없는 것 같다"며 "양의지는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포수로 공격과 수비가 모두 가능하다. 가장 필요한 포지션에 최고의 선수가 왔다. 기존의 포수들도 열심히 하지만, 확실한 포수를 얻고 싶었는데, 현실이 됐다"고 함박미소를 지었다.
역대 최고 대우와 계약 기간이 양의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양의지는 1차 FA에서 총액 125억, 이번에 총액 152억을 기록하며 합계 277억원으로 역대 누적 FA 최고 금액을 작성했다. 그리고 152억원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KBO리그로 복귀한 김광현의 비FA 계약인 4년 151억원을 넘어서게 됐다.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양의지는 "우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NC에 집중을 하고 있었다. 두산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대우를 해주셔서 너무 감동을 받았다. 내가 떠났던 팀이 다시 오퍼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계약기간에서 마음이 가장 많이 움직였다. 언제 은퇴를 할지 모르는 시기에 믿음을 드러내 주셔서 감사하다. 두산에서 뛰었던 시절이 그리웠다"고 복귀 배경을 밝혔다.NC에서 뛰었던 4년의 시간이 결코 짧지 않았기 때문에 두산으로 복귀를 선택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양의지는 "4년 전 창원으로 내려갈 때 걱정이 앞섰는데, 너무 좋은 분들이 많이 만났다. 같은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도 반갑게 맞이해 주셔서 잘 지낼 수 있었다"며 "어제(21일) 저녁까지 가족과 오랜 시간 상의한 끝에 어렵게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인권 감독을 향한 미안함도 드러냈다. 양의지는 "어제 저녁에 결정을 내린 뒤 (강인권) 감독님께 연락을 드렸다. 어릴 때부터 나를 애제자처럼 키워주셨다. 내년에 감독으로서 첫 시즌인데 도와드리지 못하고 떠나게 돼 죄송한 마음이다. 마음이 아프다"고 고개를 숙였다.
최근 포수 마스크를 쓰는 일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지만, 양의지는 출전을 자신했다. 그는 "올 시즌 초반 코로나19, 헤드샷만 없었으면 더 많은 경기에서 마스크를 썼을 것이다. 유강남처럼 1000이닝 소화는 힘들겠지만, 팀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백업 포수들도 많기 때문에 부담은 없다"고 미소를 지었다.
양의지를 영입하면서, 두산 타선의 무게감은 확연히 달라졌다. 양의지도 두산의 반등을 약속했다. 양의지는 "NC에 있을 때도 두산은 항상 부담스럽고, 상대하기 싫은 팀이었다. 올해 9등이었지만, 내년에 1등으로 올라갈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양의지는 "복귀 소식에 (김)재환이, (허)경민이, (김)강률이가 '축하한다'고 하더라. 그리고 (오)재원이 형이 은퇴하고, (김)재호 형이 혼자 외롭게 계셨는데, 옆에서 잘 모셔야할 것 같다"며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 돌아오게 됐는데, 반겨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내년에는 예전 두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정말 멋진 두산 다운 야구를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