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병역법상 1년만 뛸 수 있는 안권수이지만... 주저하지 않은 롯데
올겨울 방출 선수를 대거 영입한 롯데 자이언츠가 다시 한 번 움직였다. 이번에는 외야진 강화다.
롯데는 7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서 외야수 안권수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롯데 구단은 이번 영입에 대해서 "안권수가 팀 외야진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여 영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정락, 김상수, 윤명준, 이정훈, 차우찬에 이어 올겨울 롯데의 6번째 방출 선수 영입이다.
2022시즌 종료 후 안권수는 KBO가 발표한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있는 상태였다. 병역법상 안권수는 최대 내년까지 국내서 활약이 가능한데, 이 점을 고려해 두산이 안권수와 동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롯데 역시 이를 모를 리가 없었지만, 당장 외야진 강화가 급했던 만큼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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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의 제안을 받고 내년에도 KBO리그서 뛸 수 있게 된 외야수 안권수 |
ⓒ 두산 베어스 |
검증된 10라운더 외야수 안권수
재일교포 3세 출신의 야구선수인 안권수는 일본에 있는 와세다대를 졸업한 이후 독립리그, 실업리그서 선수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 '할아버지의 나라'서 프로선수로서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2019년 8월 KBO리그 트라이아웃에 참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위 라운드에 접어들고 나서도 좀처럼 이름이 불리지 않으면서 점점 마음이 초조해지던 그때, 10번째 지명에 나선 두산이 안권수의 이름을 호명했다. 다른 신인 선수들에 비해 많은 나이 등 걸림돌이 있었지만, 선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실제로 입단 첫해인 2020년부터 1군에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로 경기 중후반 대주자나 대수비로 힘을 보태다가 올핸 시즌 초반 주전으로 나서며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커졌다.
특히 전반기에는 63경기 동안 타율 0.319(204타수 65안타) 18타점 OPS 0.756의 성적으로 타격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KBO리그서 흔하지 않은, '10라운더 성공 사례'를 썼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력만 놓고 보면 1군에서 검증된 선수였고, 구단 입장에서는 그런 선수를 기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재일교포가 국내에 체류하게 되면 병역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선수로서는 당연히 부담스러울 법한 상황이고, 장기적으로 외야를 책임질 수 있는 외야수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던 구단도 이를 인지했다. '자의'에 의한 이별은 아니었다.
많은 수비 이닝 책임질 수 있는 안권수
그렇다면, 롯데는 왜 안권수를 품게 됐을까. 우선 외야진 상황이 생각보다 좋지 못하다는 것을 고려했다. 전준우, 황성빈, 고승민, 외국인타자 잭 렉스 등 당장 주전으로 나설 수 있는 외야수가 없진 않다.
다만 안정감 있는 수비를 보여줬던 안권수가 가세하면 코너 외야든 중견수든 국내 야수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주포지션은 우익수였어도 중견수나 좌익수 수비도 충분히 가능하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두산 시절 안권수의 통산 수비이닝은 819이닝이었다다. 올해 정규시즌에만 511⅔이닝을 소화했다. 팀 내 외야수 가운데 정수빈(979⅔이닝), 김재환(825⅔이닝) 다음으로 세 번째로 많았다.
롯데 역시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니다. 풀타임으로 뛰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두산에서 했던 것처럼 수비에서만 제 몫을 해 줘도 된다. 주전이 아니더라도 경기 중후반 상대를 흔들 수 있는 대주자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KBO리그에서 1년 더 뛸 수 있게 된 안권수도, 중위권 이상으로 올라가고 싶은 롯데도 간절함을 갖고 2023시즌을 준비한다. 사직야구장 외야를 누빌 안권수가 한국에서의 마지막 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