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사자 군단'이 일명 '사자 더비'에서 웃었다. 잉글랜드가 '테랑가의 사자' 세네갈을 손쉽게 격파하면서 두 대회 연속 8강 무대를 밟게 됐다. 동시에 월드컵 통산 10번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예상됐던 완승이었다. 잉글랜드는 객관적인 전력이나 세계 랭킹, 국제무대 경험 등 모든 부분에서 앞섰기 때문에 16강 대진이 확정됐을 때부터 무난하게 8강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스포츠 통계 전문 업체 '옵타'는 승리할 확률을 63.5%로 책정했다.
그리고 예측은 빗나가지 않았다. 잉글랜드는 경기를 압도했다. 내용과 결과 모든 면에서 세네갈보다 한 수 위에 있었다. 특히 이날 승리와 함께 '주포'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이 첫 골을 터뜨리면서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기쁨은 배가됐다.
잉글랜드는 5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에 위치한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3-0으로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를 거둔 잉글랜드는 이제 8강에서 프랑스와 맞붙는다. 흔히들 '백년 전쟁'으로 유명한 양 팀의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벌써부터 많은 기대를 모은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는 잉글랜드가 17승 5무 9패로 월등히 앞서 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잉글랜드) 감독은 조별 예선 세 경기 동안 활용한 4-3-3 대형을 꺼내 들었다. 케인을 중심으로 좌우에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과 부카요 사카(아스널)가 위치하면서 공격 삼각 편대를 구성했다.
주드 벨링엄(보루시아 도르트문트)과 데클란 라이스(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조던 헨더슨(리버풀)이 허리를 지켰다. 루크 쇼와 해리 매과이어(이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존 스톤스, 카일 워커(이상 맨체스터 시티)가 수비라인을 형성했다. 골문은 조던 픽포드(에버튼)가 지켰다.
이에 맞서는 알리우 시세(세네갈) 감독은 4-2-3-1 대형으로 맞섰다. 최전방에 불라예 디아(살레르니타나)가 포진했다. 이스마일라 사르(왓포드)와 일리만 은디아예(셰필드 유나이티드), 크레핀 디아타(AS모나코)가 2선에서 공격을 이끌었다.
남팔리스 멘디(레스터 시티)와 파테 시스(라요 바예카노)가 중원을 꾸렸다. 이스마일 야콥스(AS모나코)와 압두 디알루(라이프치히), 칼리두 쿨리발리(첼시), 유스프 사발리(레알 베티스)가 포백을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에두아르 멘디(이상 첼시)가 꼈다.
예상대로 잉글랜드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하며 공격을 이어갔다. 하지만 쉽사리 세네갈을 공략하지 못했다. 전반 20분까지 슈팅 한 차례에 불과했으며, 그마저도 유효슈팅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답답함을 벗어나지 못했다.
도리어 세네갈의 공격이 날카로웠다. 전반 22분 디아타가 크로스가 올렸고, 디아가 문전 앞에서 때린 슈팅이 스톤스 맞고 굴절됐다. 이어 쇄도하던 사르가 세컨드볼 기회를 잡았으나 허공으로 날렸다. 10분 뒤에는 사르의 침투 패스를 받은 디아가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픽포드의 선방에 걸렸다.
다시 흐름을 찾으면서 주도권을 가져온 잉글랜드가 선취골을 뽑아냈다. 전반 39분 케인의 전진 패스를 받은 벨링엄이 순식간에 돌파에 성공한 후 컷백을 내줬고, 침투하던 헨더슨이 왼발 슈팅으로 밀어 넣었다.
이어 단숨에 격차를 더 벌렸다. 전반 추가시간 벨링엄이 수비 진영에서 볼을 가로챈 후 단숨에 하프라인을 돌파하더니 탈압박 후 패스를 연결했고, 포든을 거쳐 공을 건네받은 케인이 일대일 찬스에서 가볍게 골망을 출렁였다. 잉글랜드는 전반을 2-0으로 앞선 채 마쳤다.
잉글랜드가 후반전에도 경기를 주도하면서 몰아쳤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12분 포든이 수비를 가볍게 제쳐낸 후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하던 사카가 재치 있는 칩슛으로 마무리했다. 이후 남은 시간 스코어는 바뀌지 않았고, 결국 경기는 잉글랜드의 3-0 승리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