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를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으로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조국 포르투갈로 돌아갔다. 벤투 감독이 출국장으로 향하며 인사를 건네고 있다. 인천공항=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2.13/한국 축구를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으로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조국 포르투갈로 돌아갔다. 벤투 감독이 출국장으로 향하며 인사를 건네고 있다. 인천공항=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2.13/굿바이 벤투 연합뉴스굿바이 벤투, 팬 서비스도 만점. 연합뉴스[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20년 전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룬 거스 히딩크 감독은 "굿바이(Good Bye) 대신 '소 롱(So Long)'이라고 말하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한국을 떠났다.
영원한 이별이 아닌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실제로 그는 대한축구협회의 '특별 고문'으로 인연의 끈을 유지했다. '특별 고문'직은 내려놓았지만 그 연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한-일월드컵 개최 20주년 행사에도 참석하는 등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반면 2010년 남아공에서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이룬 허정무 감독은 '굿바이'였다. 허 감독은 축구협회의 재계약 제의에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며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더 이상 축구협회와 연결고리도 없었다. 줄곧 K리그에서 '외길 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사상 세 번째, 12년 만의 월드컵 16강을 선물한 파울루 벤투 감독이 13일 한국 축구와 이별했다. 그는 이날 밤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경유해 조국인 포르투갈로 향했다.
벤투 감독은 히딩크 감독의 'So Long'이 아니다. 계약이 만료된 '영원한 이별'이다. '고문'과 같은 직책도 맡지 않는다. 4년4개월여간의 긴 동행이 2022년 카타르월드컵 브라질과의 16강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벤투 감독은 7일 선수들과 함께 금의환향했다. 그는 "지난 4년은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대한민국은 내 커리어뿐 아니라 내 인생에도 영원히 남을 것"이라는 말로 작별 인사를 대신했다. 벤투 감독은 8일 선수들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만찬에 참석한 후 한국 생활을 정리해왔다.
벤투 감독은 2018년 8월 17일 A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고, 카타르에서는 더 큰 환희를 선물했다. 한국 축구사에도 이름을 남겼다. 그는 역대 한국 A대표팀 최장수 사령탑에 이름을 올렸다. 단일 재임 기간 최다승 기록(35승13무9패)도 갈아치웠다. 그러나 더 이상의 동행은 없다.
53세인 그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지도자 인생에 전환점을 맞았다. 자국 출신이 아닌 이방인 사령탑으로 유일하게 조별리그에서 생존하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 "일단 쉰 후 그 다음을 생각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클럽이든, 대표팀이든 계속해서 벤치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도 벤투 감독의 출국과 함께 차기 A대표팀 사령탐 선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이사회를 열어 내년 2월까지 A대표팀 감독을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감독 선임의 키를 쥔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적합한 지도자를 추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번달 안에 선임 기준을 확정하고 1차 후보군을 추린다는 방침이다. 내년 1월에는 최종 후보군을 선정하는 동시에 후보자에 대한 직접 면접을 통해 역량을 점검할 계획이다. 2월에는 우선 협상 대상 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개별 협상을 진행해 최종적으로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다.
다만 계약기간은 4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벤투호를 통해 이미 증명됐다. 태극전사들도 긴 호흡이 안정적인 팀 운영과 월드컵 성적에 도움이 됐다고 증언하고 있다. 축구협회도 안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벤투호의 연속성 차원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