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우완 투수 애런 브룩스(32)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새출발한다. 마이너리그 계약이다.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면 한국인 내야수 김하성(27)과 한솥밥을 먹게 된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브룩스를 트리플A 팀인 엘파소 치와와스에 배정했다. 지난 13일 샌디에이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브룩스는 트리플A 소속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
브룩스는 지난 1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마이너리그 계약한 뒤 시범경기에서 역투를 발판 삼아 개막 로스터에 깜짝 합류했다. 그러나 5경기 9⅓이닝 8실점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 끝에 5월초 양도 지명(DFA)돼 트리플A 멤피스 레드버드로 강등됐다.
트리플A에선 선발로 보직을 전환했지만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15경기(13선발)에서 69⅔이닝을 던져 5승4패 평균자책점 5.56에 그쳤다. 다시 메이저리그에 오르지 못한 채 10월 중순 세인트루이스에서 방출됐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나 샌디에이고와 마이너 계약을 하며 빅리그 도전을 이어간다.
브룩스는 조금 더 빨리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지난해 9월 샌디에이고와 마이너 계약을 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한국에서 대마초 소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발이 묶이면서 샌디에이고와 계약도 해지됐다.
브룩스는 지난 2020~2021년 KIA 소속으로 한국에서 2년을 보냈다. 2020년 첫 해 23경기(151⅓이닝) 11승4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1선발 활약을 했다. 아들의 교통 사고로 미국에 긴급 출국하면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지만 재계약에 성공했다. 2021년에는 13경기(78이닝) 3승5패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했다.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8월초 대마초 반입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KIA로부터 방출당했다. 당시 브룩스는 미국에 온라인 주문한 전자담배에서 대마초 성분이 검출됐다. KIA에서 방출된 후에도 5개월이나 더 한국에 남아 재판을 받았다. 흡연 사실까지 드러나 지난 1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벌률 위반 혐의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3년 선고를 받았다.
한국에서 사실상 추방되며 미국에 돌아간 브룩스는 세인트루이스 계약 후 지역 매체 ’KSDK’를 통해 “불면증으로 밤에 잠을 자고 싶어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았는데 잘못된 행동이었다. 전자담배에 대마초 성분이 있는 줄 몰랐다”고 해명하며 “한국에서 대마초 소지는 불법이다. 내가 만약 한국인이었다면 훨씬 큰 곤경에 처했을 것이다. 감옥에 갈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