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0)이 110일 만에 긴 침묵을 깨고 골 맛을 봤다. 안와골절 부상 뒤에 착용했던 마스크까지 벗어 던지며 그동안 답답함을 분출했다. 토트넘 팬들도 손흥민의 부활포에 환호했고, 재치있는 반응도 보였다.
손흥민은 2015년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에 로테이션 자원으로 주전 경쟁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이후에 존재감을 보이면서 프리미어리그 톱 클래스 반열에 올랐다.
지난 시즌이 절정이었다. 2021-22시즌에 월드클래스 득점력을 보였다. 모하메드 살라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경쟁을 했다. 토트넘이 올해 여름 전 포지션에 가까운 대대적인 보강을 했기에, 토트넘 팀 성적과 손흥민에게 건 기대가 컸다.
결정력이 예상보다 날카롭지 않았다. 현재까지 프리미어리그 15경기에서 3골 2도움을 기록했다. 벤치에 앉았던 레스터 시티전에서 후반전에 투입돼 해트트릭을 폭발했지만 이후에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이 멈췄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안와골절 부상에 월드컵까지 겹쳐 100% 경기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박싱데이 기간에 브랜트포드전과 애스턴 빌라전에도 침묵했다. 손흥민은 "팀이 나에게 건 기대가 크다. 득점을 많이 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팀에 더 도움이 될 지 고민하고 있다. 다가오는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반등을 다짐했다.
5일(한국시간)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긴 침묵을 끝냈다. 해리 케인과 맷 도허티가 연속골을 넣으면서 토트넘에 리드를 안겼다. 후반 27분, 손흥민까지 정확한 슈팅으로 크리스탈 팰리스 골망을 흔들면서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손흥민 득점에 토트넘 팬들도 환호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손날두(SONALDO)가 돌아왔다", "손흥민이 드디어 돌아왔다", "2주 뒤에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가 있는데, 손흥민의 마스터 클래스 결정력이 살아났다"고 반응했다.
한 팬은 "손흥민은 토트넘 우승까지 은퇴하지 못한다"라며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늙어서도 토트넘에 뛰고 있는 합성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손흥민도 일단은 마음의 짐을 덜었다. 경기 뒤에 "팀에 정말 미안했다. 토트넘은 내가 오늘 한 것보다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크리스탈 팰리스전에 득점이 자신감을 갖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골은 정말 중요하다"며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