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아이콘' 이정후(25)가 키움 히어로즈 캡틴이 됐다.
키움 구단은 20일 "2023시즌 선수단을 이끌 새 주장에 이정후를 선임했다"라고 밝혔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달 초 미국 출국을 앞둔 이정후와 면담하는 과정에서 팀의 방향성을 설명했고, 2023시즌 팀의 주장을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정후도 수락했다.
중책을 맡게 된 이정후 "우리 팀은 젊은 선수들이 많다. 감독님께서 나에게 주장을 맡기신 것도 젊은 선수들의 프로 적응을 돕고, 또 어렵거나 힘든 상황일 때 도움을 주라는 차원이라고 생각한다"며 "나이와 연차 상관없이 선수들 모두가 언제나 편안하게 다가와 이야기하고 또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겠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팀이 한 단계 더 높은 곳에 올라설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현재 미국에서 개인 훈련 중인 이정후는 키움 선수단 본진이 스프링캠프 훈련 장소인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에 도착한 바로 합류해 본격적으로 주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한국야구 레전드 이종범의 아들로 주목받았던 이정후는 데뷔 시즌(2017)부터 주전을 꿰찼고, 그해 신인왕에 올랐다. 이후 승승장구했다. 2년 차에 타율 0.355를 기록했고, 이듬해는 역대 단일시즌 최다 안타 공동 6위 기록인 193개를 기록했다. 2021시즌 타격왕(0.360)에 오르며 이종범과 함께 세계 최초 부자(父子) 타격왕에 올랐고, 2022시즌은 타율(0.349) 안타(193개) 타점(113개) 출루율(0.421) 장타율(0.575) 5개 부문 1위에 오르며 시즌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역시 이종범과 함께 최초로 부자 MVP를 합작했다.
이정후는 2023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포스팅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구단도 허락했다. 올해 있는 국제대회를 모두 소화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도 얻을 수 있다.
이정후에게 남은 건 우승뿐이다. 두 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아직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키움은 지난 시즌 5강권 밖이라는 저평가를 비웃으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23시즌 외부 FA 계약까지 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이정후에겐 책임감과 동기부여가 모두 생기는 자리(주장)를 마련해줬다. 키움 팬은 가슴에 'C(CAPTAIN)'를 새긴 이정후를 볼 수 있다. 또 다른 즐거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