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2·마요르카)의 찬란한 재능이 '명장' 디에고 시메오네(53)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의 마음마저 훔쳤다. 전술에 대한 고집과 선수 선택에 있어 까다롭기로 유명한 '그' 시메오네 감독도 눈앞에서 이강인의 활약을 직접 보고 영입을 결정했다.
스페인 매체 리레보는 28일(한국시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이강인의 영입을 구체화한다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팀보다 앞서 나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이강인 영입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관심은 EPL 팀들보다 오래됐다. 지난 겨울 2000만 유로라는 구체적인 이적료를 제시하며 이강인 영입을 노렸으나, 1부리그 잔류를 원했던 마요르카가 거절했다. 이후 이강인은 마요르카 공식 SNS를 언팔로우하며 간접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이강인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사이 소문은 뚝 끊겼다. 후반기 활약으로 EPL 팀의 관심이 쏟아지는데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과거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였던 팀 정도로 여겨졌다. 이강인과 같은 포지션의 지오반니 레이나(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에 대한 관심도 이러한 분위기를 대변했다.
하지만 27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구장에서 펼쳐진 두 팀의 리그 31라운드 경기 이후 이적설이 다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이강인은 후반 4분 교체 투입돼 수비수 4명을 달고 상대 진영 왼쪽 페널티 박스에서 슈팅까지 시도하는 등 눈을 뗄 수 없는 플레이를 여러 차례 보여줬다. 그 때문에 아스와 마르카는 교체 투입된 이강인에게 팀 내 최고 평점을 부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시메오네 감독의 눈에도 그 모습이 담겼다.
리레보는 "만 22세의 이강인은 스페인에서 최고의 기량을 가지고 있고 아직 커리어도 한참 남았다. 그의 폭발력과 이타적인 플레이는 27일 맞대결에서 그의 강렬함을 높게 평가한 시메오네 감독에게도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올 여름 한국으로 가 친선전 2경기를 치른다. 이 또한 이강인을 마드리드로 이끈 단서다. 이강인 영입은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려면 경제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시메오네 감독은 이강인에 대한 영입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관건은 역시 자금이다. 이강인에게 관심이 있다고 알려진 EPL 팀만 해도 웨스트햄, 애스턴 빌라,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번리, 울버햄프턴 등 5팀이 넘는다. 대부분 중하위권 팀들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리그인 EPL 소속인 만큼 충분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경쟁이 가능하다.
리레보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입장에서 이강인과 계약은 전략적인 계획일 것이다. 아마 EPL과 경제력 차이로 인해 이강인의 행선지는 복잡해질 것"이라고 냉정하게 짚었다. 그러면서도 "이강인은 한국 내에서 인기가 높다. 세계적인 브랜드의 광고를 맡고 있으며 한국에서 마요르카를 관광지로 인식하게 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들은 이강인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마케팅 효과를 설명하며 이강인 영입의 당위성을 설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