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베테랑 포수 김태군 합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김태군의 합류와 함께 6연승을 달렸던 KIA는 지난해 ‘박동원 잔류 전철’을 다시 밟는 일이 없어야 한다. 김태군의 비FA 다년계약 협상 테이블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가운데 이제 KIA 구단의 결정만 남은 분위기다.
김태군은 7월 5일 내야수 류지혁과 1대 1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전반기 내내 포수 자리에서 골머리를 앓았던 KIA는 김종국 감독의 강력한 요청으로 포수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KIA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던 포수 한승택과 주효상은 각각 부상과 부진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상태다. 퓨처스팀에서 올라온 젊은 포수인 신범수와 한준수도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아쉬운 평가가 쏟아졌다.결국, 꾸준히 트레이드 시장에 문을 두드린 KIA는 삼성에서 뛴 베테랑 포수 김태군 트레이드 영입에 합의했다. 삼성 라이온즈 소속 시절 강민호, 김재성과 ‘3포수 체제’로 뛰었던 김태군은 경기 출전 기회가 많은 편이 아니었다. KIA 관점에선 더 많은 경기 출전이 필요한 김태군을 영입해 전력 보강과 함께 선수에게도 동기부여를 줄 수 있게 됐다.
KIA 구단의 기대대로 김태군은 팀 합류 뒤 곧바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김태군은 5경기 연속 안타 행진과 함께 전반기 막판 팀 6연승에 힘을 보탰다. 타석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투수들을 안정적으로 리드하는 동시에 빈틈없는 블로킹 실력까지 뽐냈다. 이제 김태군 없는 KIA 안방마님은 상상하기 힘들어졌다.
김태군은 KIA 합류 때부터 비FA 다년계약의 뜻이 있었다. 올 시즌 종료 뒤 두 번째 FA 자격을 획득하는 김태군은 안정적인 장기 계약 아래 그간 마음고생을 털어내고 온전히 경기에만 집중하고자 한다. KIA도 김태군이 FA 시장에 나가기 전에 붙잡는 게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이다.
이미 KIA는 지난해 박동원 잔류 실패로 뼈저린 대가를 치러야 했다. 뒷돈 요구 의혹에 휩싸인 전임 단장의 실책 탓이었다. 당연히 비FA 다년계약으로 잡아야 했던 박동원이 FA 시장에 나가 원소속팀의 매력적인 제안까지 뿌리치는 일이 벌어졌다.전임 단장 뒷돈 요구 의혹에 박동원을 놓친 대가로 KIA는 올 시즌 전반기 극심한 포수난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 겨울 2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주고 데려온 포수 주효상마저 현재 팀 전력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점이 더 뼈아팠다.
결국, 김태군의 경우엔 지난해 박동원 잔류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 김태군 측은 최근 KIA 구단과 비FA 다년계약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대략적인 공감대 형성이 이뤄진 가운데 선수 측의 계약 제안 규모를 두고 KIA 구단이 고심하는 분위기다.
사실 선수 측 관점에선 비FA 다년계약 협상 타결 시점이 다소 늦어져도 그리 급하지 않다. 시점에 관계없이 선수 측이 계산한 몸값에 최대한 근접하는 협상 결과가 더 중요한 까닭이다. 다만, KIA 구단은 시간이 지날수록 지난해 박동원 사례가 떠오르기에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 비시즌에 돌입하기 전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고 내년 시즌 전력 구상에 들어가는 게 효율적이다.
이제 KIA 구단의 결단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8월 초 안으로 비FA 다년계약 결론이 나올 수 있을 전망이다. 트레이드 합류 당시 “개인적으로 빨간색을 좋아한다”라며 팀에 대한 애정을 내비친 김태군이 오랜 기간 KIA 안방에서 ‘홍룡포’를 입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