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오타니' 멈췄지만…'타자 오타니' 살아 있다→2년 만에 '40홈런+20도루' 달성

233 0 0 2023-09-04 19:57: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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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수로서의 시즌을 마감한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타격에만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2021년 이후 2년 만에 4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오타니는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링센트럴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타수 무안타 2볼넷 2삼진 1도루를 기록했다.

3일 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 3볼넷으로 침묵했던 오타니는 이날 경기에서도 무안타에 그쳤다. 시즌 타율은 0.306에서 0.304로, OPS는 1.071에서 1.066으로 소폭 하락했다. 

오타니는 지난달 24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44호 홈런을 쏘아 올린 뒤 10경기째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으나 이날 도루 1개를 기록하면서 20도루 고지를 밟았다. 이로써 46홈런-26도루를 만든 2021년 이후 2년 만에 40홈런-20도루라는 기록을 써냈다. 

또한 오타니는 이와 함께 아시아 야수로는 올 시즌 처음으로 20홈런-20도루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30·31번째 도루를 성공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의 경우 기록까지 홈런 3개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단일시즌 40홈런-20도루를 두 차례 이상 달성한 건 올해 오타니가 역대 8번째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이지만, '호타준족'이라고 해서 모든 선수가 40홈런-20도루를 기록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이날 오타니는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골라나간 뒤 후속타 불발로 득점 및 진루에 실패했고, 두 번째 타석에서는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출루하지 못했다.

아쉬움을 달랜 건 세 번째 타석이었다. 5회초 1사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5구 승부 끝에 아드리안 마르티네즈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냈고, 2사 1루 랜달 그리척의 타석에서 2루를 훔치며 20번째 도루를 기록했다. 다만 그리척의 땅볼로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오타니는 이후 두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나며 볼넷 2개로 1루를 밟은 것에 만족해야 했고, 팀은 6-10으로 패배하면서 오클랜드와의 3연전을 스윕패로 마감했다. 시즌 성적은 64승 73패. 

사실 현재 오타니의 몸 상태가 완벽한 건 아니다. 에인절스 구단은 "오타니가 오른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UCL) 파열 진단을 받았다. 남은 시즌 동안 투구를 하지 않을 것이다"고 공식 발표했다. 수술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잔여 경기에서 투·타 겸업을 수행하는 건 불가능해졌다.

앞서 오타니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 1⅓이닝 투구 이후 몸 상태에 이상을 느끼면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직구 구속이 하락하고 제구가 흔들리는 등 이날 오타니는 평소와 다른 모습이었다. 

직전 등판이었던 1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이후에도 같은 이유로 2주간 등판하지 않았던 만큼 오타니를 지켜보는 팬들의 걱정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7월 손톱 부상과 손가락 물집, 지난달 초 손가락 경련 등 오타니의 건강 상태에 '노란불'이 켜진 상태였다.

오타니의 부상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자 에인절스 구단이 직접 나서서 해명하기도 했다. 페리 미나시안 에인절스 단장은 지난달 27일 미국 현지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초 손가력 경련 당시) 당시 구단 측에서 MRI 검사를 받자고 제안했지만, 오타니와 그의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가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 MRI 촬영을 거부했다. (단순히) 손가락 경련일 뿐이고, 사진을 찍을 필요까지 없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미나시안 단장은 "그땐 팔꿈치 쪽에 문제가 있는 줄 몰랐다. MRI 촬영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는다"며 "나는 그들과 3년간 신뢰를 쌓았다. 구단은 선수 측의 의사를 존중했고, 선수가 싫어하는 걸 강요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여전히 오타니는 '타자'로서의 시즌을 계속 이어가는 중이다. 여전히 수술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올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다는 점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팀의 주축 선수로서 끝까지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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