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게티이미지코리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여러 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부상으로 시즌을 마치게 되는 것일까. 또다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샌디에이고는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캐리포니아주 샌디에이의 펫코파크에서 열리는 2023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 맞대결을 갖는다. 그런데 이날도 선발 라인업에서 김하성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2021시즌에 앞서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약 518억원)의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김하성은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내는 중이었다. 데뷔 첫 시즌 빅리그 투수들의 빠른 볼 적응에 애를 먹으면서 KBO리그 시절 가장 큰 장점이었던 공격력에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데뷔 첫해 117경기에서 54안타 8홈런 34타점 6도루 타율 0.202 OPS 0.622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빅리그 적응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김하성은 이듬해 130안타 11홈런 59타점 12도루 타율 0.251 OPS 0.708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올 시즌에는 이보다 한단계 더 도약하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게티이미지코리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게티이미지코리아
김하성은 올해 143경기에서 133안타 17홈런 58타점 81득점 36도루 타율 0.265 OPS 0.763을 기록 중. 타격감이 절정에 달했을 때에 비해서 성적은 떨어져 있는 상황이지만, 김하성이 기록 중인 수치는 여전히 샌디에이고 선수단 내에서는 상위권에 속한다. 그만큼 좋은 한 해를 보내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김하성은 지난 17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맞대결이 끝난 이후 계속해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부상 때문. 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 부상으로 이어질 만한 상황을 겪었던 것은 없었다. 하지만 18일 경기를 앞두고 복부에 통증을 호소했고, 선발 라인업은 물론 줄곧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현재 김하성의 복부 통증이 근육의 통증인지, 소화기관의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병원 검진을 받았지만, 샌디에이고에서 부상 원인을 공개하지 않는 것인지, 아직까지 통증 원인을 찾지 못한 것인지 명확한 이유는 나오지 않고 있고, 이날까지 3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난 18일 밥 멜빈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김하성이 검진을 받았는데, 의료진들은 맹장염과 같은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지금 무엇이 문제인지 100% 확신하지 못하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김하성이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혈액 검사까지 진행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게티이미지코리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게티이미지코리아
일단 상태는 분명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김하성은 지난 5월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는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무릎을 강타당한 뒤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 끝에 경기 중 교체되는 상황을 겪었으나, 한 경기만 휴식을 취한 뒤 선발 라인업으로 돌아왔고, 7월에는 음료가 담긴 통을 발로 찬 까닭에 병원 검진을 받는 상황을 겪었지만, 이때도 금방 선발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번 부상은 조금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에 따르면 지난 19일 김하성은 "아직 의료진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며칠과 비슷한 느낌을 받고 있다. 안타깝게도 지금 시점에서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한 경기 이상의 공백기를 가지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김하성의 이번 부상은 조금 심상치 않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의 샌디에이고 팬 페이지 '인사이드 더 파드리스'는 "김하성은 올해 샌디에이고 내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팀의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며 "김하성이 곧 회복되어 그라운드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는 샌디에이고를 위해 계속해서 헌신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복부 통증이 지금처럼 호전되지 않을 경우 아시아 메이저리거 내야수 최초 20홈런-20도루는 물론, 아시아 최초 20홈런-40도루와 '전설' 스즈키 이치로 이후 아시아 선수 최초 40도루까지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기록 달성은 다음으로 미뤄야 할 가능성이 높다.
샌디에이고는 20일 경기 전을 시준으로 정규시즌 종료까지 11경기 만을 남겨둔 상황. 미국 '로토-밸러'는 "김하성이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하기도. 현재로서는 모든 것이 불분명한 가운데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고, 보내고 있는 김하성이 시즌 종료 직전 그라운드로 돌아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시즌을 마치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