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불꽃 투혼의 상징이었던 투수 송창식(35)이 은퇴 소감을 밝혔다.
송창식은 21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한화 선수단을 찾았다. 올해 2군 퓨처스 팀에만 머물다 지난 15일 현역 은퇴를 결정한 송창식은 이날 1군 선수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모처럼 이글스파크를 방문했다. 송창식은 “사장님, 단장님에게 인사하러 왔다. 선수들도 지난주 원정이라 미처 인사를 못했다”고 말했다.
송창식은 “마지막까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아직 은퇴했다는 사실이 와닿지 않는다. 비시즌에 휴가를 받은 느낌이라 은퇴한 기분을 잘 모르겠다”며 은퇴 결정 이유로 “경기 중 타자를 상대하며 끌려다닌다고 느꼈다. 구위든 타이밍 싸움이든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내가 타자를 끌고 가야 하는데 뭔가 쫓기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어 “10살 때 야구를 시작했다.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뒤에서 많은 도움을 주며 힘들 때 옆에 계셨던 부모님께 가장 감사드린다. 앞으로 제2의 인생을 또 준비하고 살아가야 한다. 부모님께 보답하며 살겠다”고 효심을 드러낸 송창식은 “팀이 암흑기일 때 많이 던졌다. 팀 성적과 별개로 한화 이글스 자체를 좋아해주시는 팬 분들이 정말 많으신 것 같다. 그런 팬 분들이 있어서 지금의 한화가 있다. 나도 그 힘으로 많은 경기에 나가 던질 수 있었다”고 팬들에게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제2의 인생 계획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건 없다. 가족들과 많이 떨어져 지냈으니까 당분간 휴식하면서 가족과 추후에 생각할 것이다”고 답한 송창식은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게 야구다. 정말 제 인생의 전부가 야구였다. 다른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다. 야구 쪽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도자 생활을 하려면 조금 더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공부를 해서 준비가 다 됐을 떄 지도자를 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4월 대전 두산전 ‘벌투’ 논란에 대한 질문에도 유쾌하게 답했다. 당시 1회부터 구원등판한 송창식은 4⅓이닝 9피안타(4피홈런) 3볼넷 12실점(10자책)으로 크게 무너지며 논란이 됐다. 5회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오재원이 송창식의 공에 루킹 삼진을 당하며 이닝이 끝났다. 당시 오재원은 “칠 수 없는 공이었다”는 말을 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송창식이 던진 5구째 공은 135km 몸쪽 직구였다.
이에 대해 송창식은 “그때는 1회 만루 상황에 올라와서 오재일에게 홈런을 맞고 경기가 넘어갔다. 던지면서 스스로도 힘에 버거웠지만 그 다음 경기도 있었다. 누군가 이닝을 길게 소화해야 내일 경기도 있다. 모든 선수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며 “오재원 선수의 마음을 정확하게 모르지만 그 상황에서 (상대 타자가) 칠 수 없는 공을 던졌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