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나성범이 26일 수원 kt전에서 0-1로 뒤진 4회 김민수를 상대로 동점을 만드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2020.07.26.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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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나성범(31·NC)이 한 발 물러났던 꿈을 향해 큰 걸음을 걷고 있다. 메이저리그(ML)를 향한 도전이다.
이미 ML 30개 구장을 다 가보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NC에서 한솥밥을 먹은 에릭 테임즈(34·워싱턴)가 활약한 밀워키 멤버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5툴 플레이어 추신수(38·텍사스)가 롤모델이라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나성범도 추신수처럼 투수 유망주에서 타자로 전향했다.
| NC 다이노스 나성범. 2020.06.11.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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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에서도 나성범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시즌 초반 ESPN은 예비 빅리거 나성범을 집중조명하기도 했다. 나성범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롤모델 추신수에 이어 필라델피아의 브라이스 하퍼나 밀워키의 크리스티안 옐리치 같은 타자가 되고 싶고, 그들의 타격을 공부한다는 이야기도 풀어냈다.
나성범은 지난해 5월 무릎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며 미국행에 대한 꿈도 무산됐다. 그러나 올해 그 꿈은 다시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올시즌 KBO리그 성적이 자신의 커리어 하이로 향하고 있다. 7일 현재 출전한 92경기에서 타율 0.313에 27홈런 86타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989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8월 기록이 눈부시다. 23경기에서 타율 0.371에 9홈런 29타점으로 팀 공격의 선봉에 섰다.
| NC 다이노스 나성범이 24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몸을 풀던 중 로하스를 만나 이야기 나누고있다. 2020.08.24.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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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은 9월을 시작하며 “올시즌은 생각보다 잘 되고 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각종 타이틀에 대해선 욕심을 내려놓은 모습이다. 아무래도 지난시즌 부상여파 때문이다. 한시즌을 부상없이 마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이유다. 나성범은 “너무 욕심내지 않고 하던대로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그는 현재 KT 로하스(36개), LG 라모스(30개)에 이어 홈런 3위(27개)다. 토종 선수 중엔 홈런 1위다.
그런데 ML도 개막하고 KBO리그는 다시 무관중으로 돌아가며 스카우트의 발걸음도 멈췄다. 나성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나성범은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금은 NC선수다. (ML은) 올시즌 후에 생각할 부분이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내가 잘 하고 있다면, 충분히 (ML에) 갈 수 있다. 기회가 된다면 잘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ML스카우트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직접적인 현장체크는 멈췄지만 다양한 경로로 선수들의 데이터와 정보를 취득하며 스카우트 수집 활동은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군다나 ML진출이 유력한 선수들은 수년간 관찰하며 축적한 데이터가 있어 스카우트를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 NC 나성범. 2020. 6. 23.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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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은 지난해 재활에 매달리며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더 성장하는 계기로 만들었다. 중심을 단단하게 잡는 시간으로 채웠다. NC 이동욱 감독은 “(나)성범이는 1년간 밖에서 야구를 보며 진화했다. 더 강하게 변했다. 자신만의 것을 만들었다”라고 했다.
나성범의 변화는 달라진 루틴에서도 느껴진다. 나성범은 둘째가라고 하면 서러운 연습벌레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훈련 강도를 스스로 낮췄다. 그는 “전엔 훈련을 안하면 불안감이 있었다. 결과가 안나오면 훈련부족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젠 양 보다 질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해온게 있고 그게 어디 가는게 아니다”라고 했다. 자신에 대한 신뢰가 묻어났다.
난관을 이겨내며 단단한 중심을 가진 선수는 어떤 무대에 서든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