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똑똑한 멍청한 플레이였다(The smartest dumb play in history)."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드레이먼드 그린은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경기를 마친 후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이렇게 평가를 내렸다. 그 사연은 무엇일까.
9일(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 AT&T 센터에서 골든스테이트와 샌안토니오의 시즌 첫 맞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승부는 4쿼터 마지막 8초를 남기고 3점차 밖에 나지 않았을 정도로 접전이었다. 에이스 스테판 커리 덕분이었다.
커리는 32득점을 폭격하며 경기 막판까지 추격전을 주도했다. 1쿼터에는 36-27의 리드를 만드는 버저비터 3점슛을 포함해 FG 4/6, 3P 3/5를 기록하며 13득점을 올렸다.
4쿼터는 5분 33초부터 교체 투입되어 83점슛 한 방과, 코너에서 패스를 받아 멋진 리버스 레이업까지 연달아 성공시키며 단숨에 7점차를 2점차까지 좁히기도 했다.
샌안토니오는 디욘테 머레이(27득점 10리바운드)가 커리와 함께 쇼다운을 펼쳤다. 이날 무려 8개의 스틸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 기록을 세우는 등 맞대응 선봉에 섰다.
특히 4쿼터 3점슛만 2개를 꽂아넣으며 골든스테이트의 추격을 떨쳐내는데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경기 시간 12초만을 남긴 클러치 상황, 데릭 화이트의 패스를 받아 앤드류 위긴스를 앞에 두고 던진 스텝백 3점슛이 일품이엇다.
머레이의 3점슛으로 샌안토니오는 101-97로 달아났지만, 커리는 3.4초만을 사용해 3점슛을 성공시키며 다시 1점차로 추격했다. 그 후 파울작전으로 더마 드로잔에게 자유투 2개를 내주고 8.7초를 남기고 103-100의 3점차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 전까지 그린은 이날 경기 9개의 슛 시도 중 한 개 만을 넣고 있었다. 그마저도 1쿼터 시작 후 넣은 3점슛이 전부였다.
그런 그린이 인바운드 상황에서 데미안 리의 패스를 받자 시선이 집중됐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그는 하프코트 라인 바로 앞에서 갑자기 3점슛을 냅다던졌다.
남은 시간이 8.7초나 됐기에 대다수는 커리에게 패스가 가리라 예상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린은 앞에 있던 화이트에게 몸을 붙이며 림 조차 닿지 않는 황당한 슛을 시도하고 말았다. 올 시즌 3점슛 성공률 19.5%를 기록 중인 그린이었기에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이었다.
결국, 골든스테이트는 다시 한 번 드로잔에게 자유투 2구를 헌납했다. 마지막 슈팅까지 그린이 시도했지만 불발에 그쳤다.
명승부로 회자될 뻔했던 이날의 경기는 그린의 활약(?)으로 '샥틴어풀(Shaqtin' A Fool)' 자료화면용 경기로 전락해버렸다.
그렇다면 그린이 이러한 시도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경기 후 그는 상대의 파울을 의식하고 슈팅 파울을 얻어내기 위해 3점슛을 시도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샌안토니오도 그린 머리 위에 있었다. 결과적으로 아무 접촉도 일어나지 않았고, 그린은 자신의 표현대로 "역사상 가장 똑똑한 멍청한 플레이(The smartest dumb play in history)"로 경기를 마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