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는 '볼넷과의 전쟁'이었다. 한화 투수들이 허용한 사사구만 14개. 그 중 볼넷이 13개였다.
한화 이글스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6-7로 석패했다. 6-2로 리드하다 역전패를 당한 것이라 더욱 뼈아픈 패배였다.
무엇보다 한화의 가슴을 아프게 한 것은 무려 사사구 14개를 헌납한 것이었다. 볼넷만 13개를 허용했으니 할말 없는 패배였다.
한화 투수들의 사사구 남발은 투수 운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5회부터 제구력이 흔들렸던 윤호솔은 6회말 선두타자 손호영에 볼넷을 허용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홍창기에게도 볼 2개를 내주자 한화 코칭스태프는 김진영과 교체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김진영도 흔들렸다는 점이다. 홍창기에게 볼넷을 허용한 김진영은 문보경에게도 볼넷을 내주고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한화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0점대 평균자책점을 자랑하는 특급 불펜 강재민을 조기에 투입한 것이다. 만루 위기에 등판한 강재민은 완벽하게 틀어막지는 못했어도 6-5 1점차 리드는 지키면서 승리에 대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미 강재민을 마운드에 올린 한화로서는 강재민으로 최대한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아야 했다. 7회말에도 등판한 강재민은 결국 문보경에 우전 적시타를 맞아 6-6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날 강재민의 투구수는 42개. 앞서 나온 투수들이 사사구를 남발하지 않았다면 한화가 강재민에게 무거운 짐을 맡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줄곧 0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던 공든 탑도 무너졌다. 강재민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0.91에서 1.09로 상승했다.
결국 6-6 동점을 허용한 한화는 9회말 마무리투수 정우람을 내놓으며 무승부를 노렸으나 홍창기에게 끝내기 2루타를 맞고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월요일 경기에서 강재민 카드를 소진한 한화로서는 부담스러운 한 주의 시작이 아닐 수 없다.
[한화 강재민이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LG의 경기 7회말 동점을 허용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