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신의 한수] 김민재 와일드카드 1순위였는데, ‘학범슨’ 플랜B는?

429 0 0 2021-07-19 14:01:41 신고
※ 5회 신고 누적시 자동 게시물이 블라인드 처리됩니다. 단 허위 신고시 신고자는 경고 또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9년 만의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지난 17일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리는 가시마로 이동하는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사실 김학범(61)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님의 마음속 ‘와일드카드 1번’은 김민재(25·베이징 궈안)였다.

대표팀 명단 발표를 앞두고 김 감독님과 세 차례 통화했다. 내가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을 지도하다 휴가차 귀국해 선생님께 안부 인사를 드렸다. 이후에도 김 감독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내가 직전 올림픽(2016년 리우올림픽 감독)에서 먼저 부딪히며 경험한 것들을 나눴다.

올림픽대표팀에 3장을 쓸 수 있는 와일드카드(25세 이상 선수)로 김 감독님은 황의조(29·보르도)와 권창훈(27·수원)을 선발해 데려갔다. 그러나 감독님은 ‘수비 안정이 1번’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김민재를 추천했다. 김 감독님은 김민재의 대표팀 차출 문제를 풀기 위해 중국에 날아갈 생각도 했다.

그러나 김민재의 도쿄행은 불발됐다. 소속팀 베이징 궈안(중국)이 그를 내주지 않았다. 올림픽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가 아니어서 소속팀이 차출을 거부할 수 있다. 출국 전날까지 김민재를 기다린 김 감독님의 행동을 지적하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단 1% 희망이라도 있다면 포기할 수 없다. 부담감과 책임감이 큰 자리이기 때문이다.

자꾸 김민재 얘기를 하는 건, 출국 전 두 차례 평가전에서 우려한 대로 수비 불안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지난 16일 프랑스에 1-2 역전패를 당했다. 후반 39분부터 6분 사이에 2실점 했다. 프랑스의 패스 플레이에 무너졌고, 상대 중거리 슛이 골키퍼(송범근) 가랑이 사이로 통과했다.

올림픽대표팀은 13일 아르헨티나전(2-2무)을 포함해 두 차례 평가전에서 4점을 내줬다. 수준 높은 팀들을 상대할 때 너무 공만 보면서 몰려다니면 안 된다. 상대 위치에 따라, 1~2m의 간격도 계산하고 움직여야 한다.

도쿄올림픽 멤버가 ‘역대 최강’이란 평가도 나오지만, 냉정하게 보면 수비 라인이 약한 게 사실이다. 사실 리우올림픽 때도 수비 불안이 컸다. 양쪽 풀백의 체격이 작아서 상대 세트피스와 얼리 크로스에 고전했다. 김학범호는 공수 밸런스와 ‘전환 템포’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동준(울산)과 엄원상(광주)의 스피드가 상대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물론 김민재가 있었다면 팀의 무게감이 더해졌을 거다.

‘학범슨(명장 퍼거슨에 빗댄 김학범 별명)’의 플랜B가 궁금하다. 나는 김 감독님과 1998년부터 7년간 성남 일화 선수-코치로 인연을 맺었다. 선생님 방에 가면 늘 영상 분석을 하고 계셨다. 휴식기에는 유럽과 남미로 날아가 선진 축구를 지켜본 ‘학구파’다. 김 감독님은 실업팀 국민은행에서 은퇴한 뒤 은행원으로도 일하셨다. 그래서인지 아주 섬세하고 꼼꼼하다.
 

와일드 카드 김민재 대체 선수로 발탁된 박지수. [뉴시스]


김 감독님이 김민재를 대신해 발탁한 중앙 수비수 박지수(27·김천 상무)도 좋은 선수다. 비록 출국 전날 합류했지만, 군인 정신(군팀 김천 상무 소속)으로 후배들을 리드할 거로 믿는다. 다만 K리그 수원FC 시절 박지수의 동작이 크다 보니 핸드볼 파울이 많았던 게 걱정이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때 김영권처럼 박스 내에서는 열중쉬어 자세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이번 조 편성이 최상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감독 입장에서 최상의 조는 없다. 22일 1차전 상대 뉴질랜드가 ‘1승 제물’이라는데, 이 팀에는 와일드 카드 크리스 우드(30)가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번리에서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다. 2차전 상대 루마니아는 정예 멤버를 내보내지 않지만 만만치 않다.

3차전 상대는 리우올림픽 8강 때 내게 탈락의 아픔을 안긴 온두라스다. 역습 한 방에 무너진 그 날의 패배가 지금까지 한스럽다. 북중미 특유의 유연한 발재간을 앞세우는 온두라스를 우리는 더 거칠게 해야 한다. 김 감독님이 ‘박살’ 내줬으면 좋겠다.

올림픽대표팀이 지난 17일 결전지에 도착했다. 코로나19 검사 등으로 6시간이나 걸려 공항을 빠져나왔다고 들었다. 김 감독님과 선수들도 모두 고생했다. 김 감독님의 출사표대로, 사고 한번 쳐서 코로나19로 힘든 국민께 큰 웃음을 드리길 바란다. 

▼ 댓글 더보기
※ 로그인 후 이용가능합니다.
0 / 300
번호 제목 작성자 시간
11463
박효준 일당 11만→360만원, 깜짝 놀랄 빅리거 혜택 '8가지' 섹시한황소
21-07-20 21:54
11462
호날두-이카르디, 충격 '맞교환'... 유벤투스-PSG 입맛 '딱' 박과장
21-07-20 20:34
11461
메시 재계약 시점에…욕심 부리다 '폭탄급' 스왑딜 무산 픽도리
21-07-20 19:04
11460
데파이, 바르사 선수단 합류… “많은 우승 원해, 쿠만 위해 싸우겠다” 질주머신
21-07-20 18:15
11459
“리버풀, 헨더슨 떠날 경우 대체자는?” [英매체] 해골
21-07-20 16:30
11458
손흥민 굳은 표정에 걱정… “토트넘, 가장 밝은 사람을 망쳐놨다” 소주반샷
21-07-20 15:45
11457
긴 휴식기 후 열리는 '수원더비'...'한지붕 두 가족' 맞대결 승자는? 곰비서
21-07-20 14:44
11456
홀란 아니었네… ‘베르너 OUT’ 최전방 바뀐 첼시 예상 라인업 와꾸대장봉준
21-07-20 13:05
11455
송민규 품은 전북, 김민재 '완전영입'도 시도했었다 철구
21-07-20 12:26
11454
토트넘 1호 영입! 아탈란타 주전 골키퍼…요리스 시대 끝난다 손예진
21-07-20 11:16
11453
'판매자' STL, 김광현이 매물... SF·LAD·SD '쟁탈전' 터진다 애플
21-07-20 10:11
11452
'리그 중단 부른 원정숙소 술자리' NC 박민우, 가장 먼저 경찰 조사 장그래
21-07-20 05:59
11451
‘피홈런 악몽 씻을까?’ 양현종, 20일 미국무대 첫 승 재도전 앗살라
21-07-20 04:17
11450
히든팀 픽스터 및 파트너 구인!! + 1 올나잇지니
21-07-20 03:56
11449
SON 블록버스트급 재계약 "NO" 사령탑 선 그었다, 왜? 간빠이
21-07-20 02:30
11448
밀란→레알 대박이적? 일단 맨유 허락부터 받아 와 불쌍한영자
21-07-20 00:04
11447
한물간 푸홀스마저 살아나나... 다저스의 철저한 플래툰 전략 通했다 조현
21-07-19 21:59
11446
야구장 총격 사고, 어린이부터 구한 선수들…눈물 흘린 감독 "자랑스럽다" 닥터최
21-07-19 20:38
11445
'두개골 부상' 히메네스, 은퇴까지 보호대 착용한다...'EPL도 승인' 원빈해설위원
21-07-19 20:00
11444
맨유, '월드클래스' 바란과 합의…5년 계약+연봉 135억 픽도리
21-07-19 18:49
11443
‘이 시국에 오승환?’ 국가대표 감독까지 도덕 불감증 질주머신
21-07-19 16:48
11442
누누, 토트넘서 리더십 폭발...포체티노와 유사하단 평가도 해골
21-07-19 16:01
11441
성남, 코로나 확진자 22명으로 증가… 전원 무증상, 가벼운 증세 소주반샷
21-07-19 14:40
VIEW
[신태용 신의 한수] 김민재 와일드카드 1순위였는데, ‘학범슨’ 플랜B는? 곰비서
21-07-19 1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