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와 손흥민(왼쪽부터).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의 2020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홈 경기 5윌 뒤 레바논 원정을 치러야 했던 기존 일정에서 홈 2연전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레바논축구협회가 현지 매체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레바논의 홈 경기로 예정돼 있던 9월 7일 예선 A조 2차전이 한국의 홈 경기로 바뀔 것이 유력하다. 내년 1월 27일 경기 장소는 한국에서 레바논으로 바뀐다.
레바논 대표팀 홈 구장인 사이다 무시니팔 스타디움의 사정으로 월드컵 예선 초반 4경기를 모두 원정에서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현지 매체는 대한축구협회 측이 먼저 일정 조정을 요청했고, 레바논이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 역시 일정 변경을 논의 중이라고 인정했다.
한국의 호재다. 한국은 상대 전력이 아니라 일정 면에서 힘든 조에 편성됐다. A조에서 한국을 제외한 이란, 이라크, 레바논, 시리아, 아랍에미리트(UAE)가 모두 중동 팀이다. 게다가 홈 2연전이나 원정 2연전 없이 매 경기 홈과 원정을 오가야 하는 일정이라 이동거리와 컨디션 관리 측면에서 가장 불리한 처지였다.
알려진 대로 일정이 바뀔 경우 한국은 최종예선 첫 2경기를 모두 홈에서 치르게 된다. 9월 2일 이라크, 7일 레바논과 갖는 경기다. 컨디션 관리가 수월해진다. 내년 초 일정 역시 1월 27일 레바논전, 2월 1일 시리아전을 중동 원정 2연전으로 갖게 된다. 홈과 원정을 오가는 것에 비해 경기간 이동거리가 짧다. 레바논의 베이루트와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는 시차도 없다.
특히 유럽파 선수들의 경우 홈과 원정 경기가 연달아 열릴 경우 유럽에서 한국으로 장거리 이동한 뒤 다시 중동으로 가 경기해야 한다. 컨디션 관리가 어렵다. 손흥민, 황의조, 이재성 등 핵심 선수들이 유럽파인데다 김민재도 유럽 진출을 추진하는 상황이라 컨디션 우려가 더 컸다. 홈 2연전과 원정 2연전으로 일정을 바꿀 수 있다면 훨씬 수월하다.
원래 레바논은 홈 경기를 제3국에서 할 수도 있는 나라로 알려져 있었다. 지난해 8월 베이루트 항구에서 일어난 대형사고 이후 국가적 혼돈 상태가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홈 경기를 포기하는 대신 순서를 바꾸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반면 이라크, 시리아 등 분쟁이 이어지는 국가는 여전히 제3국 개최 가능성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