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토트넘 다니엘 레비 회장의 '존버(끝가지 버틴다는 뜻의 은어)'가 옳았던 것일까. 해리 케인(28) 한 명으로 맨체스터 시티의 곳간을 다 털 기세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19일(한국시간) "맨시티가 케인 이적료 1억 5000만 파운드(약 2400억 원)를 마련했다. 토트넘을 협상 테이블에 앉힐 수 있는 금액이다"라 보도했다.
맨시티가 최초로 제시했던 1억 2000만 파운드에서 토트넘이 꿈쩍도 하지 않자 이 액수까지 오른 것이다.
케인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이적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레비 회장은 이적료로 1억 6000만 파운드를 책정했다. 동시에 케인을 팔 생각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코로나19로 전세계 모든 구단이 심각한 재정 타격을 받은 가운데 이 천문학적인 금액은 그 어떤 부자 구단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현지 매체들의 중론이었다. 다수의 영국 언론은 1억 5000만 파운드 밑으로는 이적이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재력을 자랑하는 맨시티도 처음에는 1억 2000만 파운드를 상한선으로 그었다. 그러나 토트넘은 아예 협상에도 응하지 않았다. 개막이 임박하자 맨시티는 제시액을 소폭 늘렸다. 1억 2700만 파운드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케인은 토트넘 훈련에도 불참하며 실력을 행사했다. 케인이 2020~2021시즌 맨시티와 개막전에 출전이 불투명해지자 팬들도 등을 돌렸다. 케인은 배신자 낙인이 찍혔다.
게다가 토트넘은 손흥민의 대활약을 앞세워 케인 없이도 맨시티를 1-0으로 제압했다. 공격수 없이 시즌을 맞이한 맨시티가 급해졌다. 맨시티가 돈을 더 마련했다.
여전히 칼자루는 토트넘이 쥐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레비는 여전히 케인을 팔지 않겠다고 단호히 말하며 화를 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케인을 판매하는 편이 나은 쪽으로 변하고 있다. 이제는 적어도 팔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 득실을 따져 볼 정도는 됐다"고 설명했다.
인디펜던트는 맨시티의 출혈이 1억 5000만 파운드로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디펜던트는 "소식통이 말하기를 1억 5000만 파운드는 거래를 성사시키기에는 부족한 금액이다. 그래도 적어도 협상은 시작할 수 있다. 이는 이 돈에 여러 옵션이 붙을 수 있다는 의미"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