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타격왕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일본에서 통산 3할대 타율을 자랑하던 외야수 아키야마 쇼고(33·신시내티 레즈)가 메이저리그에선 2할도 못 치고 있다. 1할대 타율로 추락하며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
아키야마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 7회 대타로 교체 출장했지만 2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7회 1루 땅볼에 이어 9회 3루 내야 뜬공으로 힘없이 물러났다.
이로써 아키야마는 지난달 17일 시카고 컵스전부터 최근 11경기(선발 3경기)에서 16타수 무안타 침묵을 이어갔다. 이 기간 볼넷 1개로 딱 한 번 출루했을 뿐 삼진 7개를 당하며 병살타 1개로 무기력했다.
아키야마의 시즌 타율은 결국 1할대(.199)로 떨어졌다. 시즌 전체 성적은 83경기에서 156타수 31안타 타율 1할9푼9리 무홈런 12타점 14볼넷 38삼진 출루율 .280 장타율 .244 OPS .524에 불과하다. 6월에 기록한 2할5푼이 월간 최고 타율로 나머지는 모두 2할 이하. 이렇다 할 반등 기미도 보이지 못한 채 시즌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아키야마는 일본을 대표하는 호타준족 선수였다. 지난 2011년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데뷔한 뒤 2019년까지 9시즌 통산 타율 3할1리 1405안타 116홈런 513타점 112도루를 기록했다. 2015년 일본 역대 한 시즌 최다 216안타 기록을 세우는 등 3년 연속 최다안타로 정상급 컨택 능력을 발휘했다.
펀치 능력도 있어 2017~2019년 3년 연속 20홈런을 터뜨렸다. 중견수로서 빠른 발을 활용한 폭넓은 수비까지 인정받아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받았다. 2020년 1월 신시내티와 3년 총액 2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지난해 600만 달러, 올해 700만 달러, 내년 800만 달러를 받는 조건.
일본인 최초 신시내티 선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지금까지 결과는 처참하다. 지난해 54경기 타율 2할4푼5리 38안타 무홈런 9타점 25볼넷 34삼진 출루율 .357 장타율 .297 OPS .654로 부진했다. 빅리그 첫 해 적응기로 볼 수 있었지만 올해는 모든 면에서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일본에선 중장거리 타자였지만 미국에선 2년째 홈런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137경기 동안 홈런이 1개도 없다. 수비는 준수하지만 타격 생산력이 너무 떨어진다. 패스트볼 타율 1할7푼9리로 빠른 공 대처가 되지 않는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내년에도 전망은 밝지 않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