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 손흥민이 돌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 축구 '에이스' 손흥민(29·토트넘)이 지난 2일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라크전 경기 이후 있었던 여러 작은 논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답했다. 한국은 1차전 이라크와 헛심 공방 끝에 0대0 무승부를 거뒀다.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승점 3점 확보에 실패한 한국은 오는 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레바논과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가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은 슈팅을 아낀다는 지적에 대해 "진짜 해결을 하고 싶고 책임감을 갖고 있지만,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들을 찾는 것 같다"라고 설명하면서 "고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말했다. 또 이라크전이 끝나고 상대의 경기 지연 행위에 대해 솔직 발언을 했던 손흥민은 여전히 자기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도 답했다.
◇다음은 손흥민 일문입답.
▶밀집 수비 뚫을 대비책이 있다면.
=제가 많은 밀집 수비를 경험하면서 어떤 약속된 플레이를 푼다기보다는 세밀한 플레이가 중요한 것 같다. 토트넘과 대표팀에서 있으면서 밀집 수비를 하는 팀을 상대로 항상 고전했다. 항상 숙제다. 어려운 문제이지만 풀어야 하는 것이 또 우리들의 숙제다. 기본적인 패스의 강도와 볼 움직이는 속도 등 이런 부분들이 다 개선이 되어서 조그만 세밀한 공간이 나왔을 때 파고들어야 한다. 공간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고들어 가는 움직임이 중요하다. 세밀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안 되던 부분이다. 풀어야 할 숙제다.
▶시차 적응 등 컨디션은 어떠한지.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이틀 전이든 하루 전이든 핑계에 불과하다. 컨디션에 대해서는 팬들에게 죄송하다. 화요일 경기에서는 조금이나마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관리는 피곤하면 자고 훈련할 때 조절하는 정도다. 레바논전에서는 좋은 컨디션, 몸 상태로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적극적인 슈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저도 진짜 해결을 하고 싶고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제가 그렇게 슈팅을 때릴 수 있는 찬스가 많이 없었던 것 같다. 안 때리려고 안 때리는 건 아니다. 밖에서 보는 입장과 경기장 안에서 뛰는 입장이 다를 수 있다. '이건 너무 타이트해서 슈팅을 때려도 수비에 맞겠구나'라는 생각을 해서 안 때리고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를 준다는 것이 욕심을 안 부린다는 생각을 줄 수도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제가 경기장에서 느꼈던 그림은 조금 내가 타이트하고 자세가 좋지 않아서 슈팅을 때리지 못하는 경우나 상황을 봤을 때 수비수가 많아서 때려도 의미 없는 슈팅이 나오지 않을겠냐는 생각을 한다.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들을 찾는 것 같다. 그것도 맞는 말이다. 슈팅을 아끼는 것 같다. 고쳐야 할 부분이다. 팀이 잘하고 승리하기 위해서는 골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슈팅을 때리려고 한다. 저도 슈팅을 좋아하고 자신이 있다. 좋지 않은 자세에서 슈팅을 때리면 팀에서 도움이 되지 않으니깐 조금 더 욕심을 내고 경기장에서도 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마음처럼 잘 안 된다. 고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이라크전 이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한다. 감독님과는 특별히 전술적으로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만, 선수들하고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축구는 짧은 시간 동안 좁은 공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이야기를 한다. 완벽한 세밀한 플레이보다는 어떻게 하면 공간을 많이 만들 수 있는지, 상대 수비수들을 끌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선수들의 움직임으로 풀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많이 이야기한다. 이 부분도 큰 숙제다.
▶A조 다른 경기를 봤는가.
=다른 팀에 관심이 없다. 어차피 10경기를 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다른 팀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일본이 지고 이란이 이기고 이러는 것에 대해서는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우리 팀에게만 신경을 쓰고 있다. 다른 팀에 상관없이 우리가 할 거 하면 된다.
▶이라크 지연 행위에 대한 생각은.
=제 생각은 변함이 없다. 경기 끝나고 도핑 검사를 이라크 선수와 하게 됐다. 이라크 선수와 (지연 행위) 이야기를 했는데 이해되지 않은 부분들을 솔직히 말해 주더라. 선수와 선수의 입장에서 이야기했다. 한편으로는 이라크가 이해된다. 한국에 와서 이기기 힘들다고 생각하고 비겨서 승점 1점이라도 가져간다. 축구선수로서 그 부분은 존경은 하지만 경기 시작과 동시에 시간 끌기, 골킥 등. 제재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서 말을 한 것이다. 축구를 보는 입장에서도 축구를 보는 것이 재미있는 것이지, 시간을 끄는 것이 재밌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마지막 5분, 10분 남겨두고 중요한 상황이라면 인정을 해야 한다. 팀의 전술이기 때문에. 근데 한국에서 지도자를 하셨던 감독이 '근거 없는 발언'이라고 했을 때 '그럼 나와 다른 경기를 본 건가'라는 생각을 했다. 상대 감독은 그분의 입장이 있고 저는 제 입장이 있는 거니깐. 이슈를 만들기 위해서 발언을 한 것은 아니다. 그대로 느낀 대로 말을 했다. 축구선수와 팬으로서 경기 템포가 빨라져야 재밌고 즐거움이 생기지 않을까라고 해서 했다. 각자 생각이 다르다. 하지만 제 생각은 변함이 없다.
▶무관중 속에 경기를 한 소감은.
='축구라는 스포츠가 팬이 없으면 존재할까'라고 항상 생각을 한다. 텅 빈 경기장에서 경기하니깐 흥도 안 나고 에너지가 부족해진 것 같다. 팬들하고 공유하는 감정들이 많이 그립다. 관중들의 숨소리, 박수 소리를 듣지 못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