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이 이틀 전 한화의 이른바 더그아웃 소음 논란에서 시작된 신경전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지난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한화의 시즌 13차전. 두산이 2-0으로 앞선 4회초 1사 1루서 최원준(두산)이 김지수(한화)에 4구째를 던지는 순간 한화 벤치에서 큰소리가 나왔다. 그러자 투구를 마친 최원준이 한화 벤치를 날카롭게 주시했고, 두산 벤치 쪽에서 “하지 말라고 하잖아”라고 소리를 질렀다. 최원준은 이 상황이 몹시 불쾌했는지 이닝을 끝내고 벤치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다시 한화 쪽에 날선 시선을 보냈다.
이닝이 끝난 뒤 주심이 한화 벤치로 향해 최원준 투구 때 나온 소리의 진위를 파악했다. 그리고 이는 한화 쪽에서 타자와 주자를 격려하고자 파이팅을 외친 것으로 밝혀졌다.
주심을 통해 한화 쪽 입장을 들은 두산은 아무리 그래도 투수의 셋포지션에서 소리를 내는 건 아니라고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강석천 수석코치는 격앙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을 향해 “베네수엘라 가서 야구하라 그래”라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내뱉었다. 이후 두산 김태형 감독이 주심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신경전이 종료됐다.
28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만난 김태형 감독은 “대전에서도 한 번 뭐라고 한 적이 있었다”며 “서로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은 안해야하는 게 맞다. 상대 팀에서 오해를 살 부분이 있다면 안하면 되는 것이다. 최원준도 공을 던지다가 그런 느낌이 있으니 쳐다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틀 전 신경전이 관중이 없어 발생한 게 아니냐는 의견에는 “포수의 경우 바로 옆에서 ‘쉿쉿’하는 소리가 들린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수베로 감독은 이날 대전 키움전에 앞서 “한국에선 투수가 세트 포지션에 들어갔을 때 소리를 내선 안 된다는 룰이 있다. 그동안 내가 해온 야구와 맞지 않아서 나온 실수였다. 실수에 대해 인정한다. 사인을 알려준다거나 어떤 의도를 갖고 소리를 낸 것은 아니다. KBO리그를 무시하거나 한국 문화를 뛰어넘어 무엇을 하려는 것도 아니다"고 입장을 밝혔다.
두산은 강 코치의 발언과 관련해 김태룡 단장이 한화 정민철 단장에 직접 사과했으며, 강 코치 역시 두 팀의 다음 맞대결인 내달 5일 대전 경기에 앞서 한화 구단에 사과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