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투수 크레이그 킴브렐이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너클 커브 그립으로 볼을 던지고 있다. USA TODAY Sports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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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너클 커브(Knuckle curve)’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구종이다. KBO리그 투수 가운데 가끔 구사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미국 출신 투수들의 전유물이라고 보면 된다.
너클 커브볼은 일단 그립을 잡기가 쉽지 않다. 손가락이 길어야 유리하다. 검지를 구부려 너클 부분으로 강하게 그립을 하고 12시에서 6시로 떨어 뜨린다. 미국에서는 그립 형태 때문에 ‘스파이크 커브’라고도 한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페디아에 따르면 너클 커브는 3가지 종류가 있다. 현재 많은 투수들이 구사하는 구종은 검지 또는 다른 손가락을 구부린 상태에서 던진다. 타이트한 스핀과 움직임이 크다. 다른 모든 면에서 너클 커브는 일반 커브와 동일하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뉴욕 양키스에서 활동했던 명예의 전당 회원 마이크 무시나의 주무기였다. 현역 투수로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투수 크레이그 킴브렐, LA 다저스 워커 뷸러, 조 켈리, 뉴욕 양키스 게릿 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셰인 비버 등이 구사한다.
| LA 다저스 불펜 투수 조 켈리는 브레이킹 볼의 50% 이상은 너클 커브로 구사한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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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말린스 시절 노히트 노런을 작성한 AJ 베넷도 너클 커브의 대가였다. 버넷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노-노를 작성한 적이 있다. 역대 최다 9개 볼넷에 몸에 맞는 1개 등 10개의 프리패스를 하고도 대기록을 수립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시절 신인이었던 콜에게 너클 커브를 전수해준 것으로 유명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마크 멜란슨도 너클 커브가 주 레퍼토리다. 멜란슨도 2013년~2016년 피츠버그에서 활약했다.
두 번째 유형의 너클 커브는 너클볼과 유사한 그립으로 던지는 브레이킹볼이다. 회전이 매우 적은 너클볼과는 달리 이 볼은 검지와 중지가 공을 놓는 순간 아래쪽 커브로 볼의 윗부분을 밀어내 일반 커브볼처럼 회전한다. 두 개의 손가락만 스핀을 주기 때문에 일반 커브만큼 빠르게 회전하지 않는다. 레귤러 너클 커브보다 컨트롤하기 쉬우나 마스터하기가 힘들다.
1970년대 80년대 시카고 컵스, LA 다저스에서 활동한 버트 후튼, 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무리 제이슨 이스링하우젠이 구사했다.
세 번째 유형의 너클 커브는 너클볼 그립으로 패스트볼처럼 던지는 것이다. 불펜투수로 최초의 명전 회원이 된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전설 호이트 빌헬름이 가장 유명하다. 현역 후반기 빌헬름은 너클볼로 마운드를 평정했다. 빌헬름의 볼은 너클 커브라기보다는 너클볼로 구분한다.
현재 MLB의 너클 커브는 검지를 구부려 그립하는 것을 말한다. 그립이 어려운데 왜 이 너클 커브를 던질까. 볼의 회전 때문이다. 일반 커브와 구속이나 볼의 움직임의 차이는 거의 없다. 그러나 볼의 회전수 즉 RPM이 평균 2800을 유지한다. MLB 네트워크의 해설자로 활동하는 전 메이저리거인 좌완 알 라이터는 “너클 커브를 구사하는 것은 회전 때문이다. 일반 커브보다 300정도 RPM이 빠르다”고 했다.
현대 야구에서 투수에게 강조되는 게 볼 회전이다. 올 시즌 중반 글러브 이물질 조사를 의무화한 이유가 볼 회전이 원인이다. 끈적끈적한 이물질을 손에 묻혀서 투구하면 회전이 훨씬 좋아진다. 이는 과학적 조사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