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축구의 ‘에이스’ ‘캡틴’ 지소연(30·첼시 위민)이 또 고춧가루를 뿌릴까.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피파랭킹 18위)은 27일 오전 9시(한국시각) 미국 메니소타주 세인트폴 알리안츠 필드에서 ‘세계 최강’ 미국(피파랭킹 1위) 여자축구대표팀과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벨 감독 바람대로 ‘2022 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강팀과의 일전이다.
블라코 안도노브스키 감독이 지휘하는 미국 여자축구는 최강팀으로 꼽힌다.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수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린 팀이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평가전에는 주전 골키퍼와 미드필더 일부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A매치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대거 출격한다. 2019년 미국을 여자 월드컵 통산 4회 우승으로 이끌며 발롱도르를 받았던 메건 러피노(36·레인)와 A매치 114골의 알렉스 모건(32·올랜도), 134골의 칼리 로이드(39·뉴저지/뉴욕FC) 등 간판 스타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21명 중 17명이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다.
난적이다. 지난 22일 경기 포함 한국 여자축구는 미국과의 역대전적에서 단 1승도 따내지 못했다(4무10패). 절대 열세지만 최근 2경기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지난 2019년 10월 평가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미국의 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22일 평가전에서도 0-0 무승부로 미국의 홈 23연승을 가로막았다.
1차전에서 미국은 모건을 빼고 은퇴식을 앞둔 ‘레전드’ 로이드를 투입했지만 끝내 한국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화려한 드리블과 발재간으로 수비수들을 따돌렸지만 골키퍼 윤영글이 지키는 골문을 뚫지 못했다. 미국은 유효슈팅 8개 포함 19개의 슈팅을 시도하면서도 득점에 실패했다.
평가전이지만 반드시 승리로 장식하겠다는 것이 미국 대표팀의 각오다. FIFA 올해의 여자선수상을 두 차례(2015·2016년) 수상한 로이드의 국가대표팀 은퇴경기이기 때문이다. 로이드는 2021시즌 미국여자축구리그(NWSL)를 끝으로 축구 선수 생활도 정리한다.1차전을 앞두고 로이드의 은퇴를 언급하며 승리 의지를 드러냈던 미국을 향해 지소연은 “2년 전 미국 감독님의 은퇴식에서 고춧가루를 팍팍 뿌린 좋은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이번에도 멋진 경기를 하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당시 경기에서 지소연은 골을 터뜨리며 미국의 연승 행진을 멈춰 세웠다.
최전방 공격수 지소연은 미국과의 1차전에서 수비라인까지 내려와 미국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개인 기량에서 밀리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수비를 두껍게 할 수밖에 없던 상황에서 수비에 무게를 뒀던 것이 사실이다.
2차전에서는 조금 더 달라지겠다고 말한다. 지소연은 미국과의 2차전을 앞두고 “수비를 하다 역습으로 전환할 때 더 빠르고 간결하게 해야 할 것 같다”며 수비를 말하면서도 골문을 겨냥했다. 1차전에서 비록 유효슈팅 1개에 그쳤지만, 한국의 스피드와 패스 플레이는 인상적이었다.
골키퍼의 선방과 공수 조직력을 다시 보여준다면, 로이드 은퇴식에서 무기력한 들러리는 되지 않을 수 있다. 하나의 팀으로 똘똘 뭉쳐있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반란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