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베테랑 세터, '감정 제어'는 감독 몫이 아니다

410 0 0 2021-11-05 14:1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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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에서의 완패는 뼈아팠다. 하지만 팀의 중심을 잡아줄 세터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흔들렸기에 이길 수가 없던 경기였다. 신인도 아닌 프로 13년 차 베테랑 세터의 얘기다.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은 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2 V리그' 1라운드 홈경기에서 OK금융그룹에 0-3으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에도 리그 1위 자리는 유지했지만 2위 현대캐피탈에 세트 득실률에 앞선 불안한 선두다.

한국전력 세터 황동일이 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토스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상대 에이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쿠바·등록명 레오)의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한국전력은 29점을 기록한 레오에 고전했다. 까다로운 2단 연결도 강한 공격으로 처리하는 레오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반면 팀 외국인 선수 다우디 오켈로(우간다·등록명 다우디)는 이날 9점에 공격 성공률 28%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좋은 경기력 끝에 패했다면 '졌지만 잘했다'라는 평가가 따랐겠지만 한국전력은 그렇지 않았다. 특히 어떠한 상황에도 냉정함을 유지해야 할 세터 황동일이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면서 경기를 그르쳤다.

이날 황동일의 토스는 많이 흔들렸다. 팀 리시브 효율이 25%에 불과했던 탓에 세팅에 어려움을 겪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리시브가 잘 된 상황에서도 안정감을 찾지 못했고 공격수들이 타이밍을 맞추는 데 고전했다.

1세트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장병철 감독은 황동일을 대신해 김광국을 투입했다. 황동일은 많이 상기된 표정으로 코트를 나왔다. 장병철 감독이 어깨를 감싸며 위로했지만 별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벤치에 앉았다.

장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황동일의 부진에 대해 "감정 기복 때문에 토스가 흔들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황동일은 코트에서 파이팅이 좋은 선수로 불린다. 팀이 끌려가는 상황에서도 선수들을 독려하고 분위기 반전에 힘을 쏟는 선수다. 하지만 가끔은 너무 흥이 오른 탓에 무리한 세팅과 공격으로 스스로 흐름을 깨트리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결국 장 감독도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던 황동일을 지적했다. 그는 "경기가 끝나고 황동일에게 주의를 줬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의욕이 넘쳐서 그렇다"라며 "이러한 부분을 컨트롤 하는 게 내 몫인 것 같다.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황동일은 데뷔 후 프로에서만 6개 팀을 경험한 베테랑이다. 프로 경력이 짧지 않다. 팀이 베테랑 선수에게 바라는 부분은 명확하다.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아주는 것과 어린 선수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본보기가 되어주길 기대한다. 하지만 이날 황동일의 모습에서 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직 분한 감정에 토스가 흔들리는 장면의 연속이었다.

코트에서 선수 개인이 감정 제어를 하지 못하는 것까지 감독의 책임은 아니다. 자신의 감정은 스스로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13시즌째 V리그를 경험하고 있는 선수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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