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런던 유주 정 통신원]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팬들 사이에선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오는 미신들이 있다.
통계학적 근거는 전혀 없는 이야기지만 신실한 팬들은 팀의 승리를 위해 스타디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재차 다짐하는 것들이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빨간색 옷은 안 된다’는 것이다. 토트넘의 상징색은 오랫동안 흰색이었다. 일부 골수팬들은 붉은색 옷은 절대 사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빨강은 절대 안 돼(Never Red)’라는 토트넘의 구호도 여기서 나왔다. 대표적인 북부 런던 지역의 경쟁 구단, 아스널의 상징색이 빨간색이라는 점도 토트넘 팬들의 다짐을 부추겼다. 토트넘의 오랜 팬이라면 ‘네버 레드’ 또는 ‘킬 레드’라고 적힌 굿즈나 표어를 자주 봤을 것이다. 토트넘과 아스널의 맞대결, 이른바 ‘북런던 더비’가 열리는 날이면 토트넘 홈구장 인근 펍 등지에서도 이 문구를 내걸고 장사를 한다.
현지시간 5일 영국 매체 더 선(The Sun)은 손흥민이 소유한 자동차들을 소개하며 토트넘의 이 같은 전통을 언급했다. 더 선은 “손흥민이 페라리를 계약하며 일반적인 빨간색 대신 검정색을 골랐다”면서 “구단이 아스널 상징색인 빨간색은 피하라고 조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불운을 부추기는 좌석’ 미신도 있다. 동쪽 스탠드보다는 서쪽 스탠드에 가깝에 앉아야 토트넘이 승리한다고 믿는다. 이런 미신과 관계 없이 서쪽 스탠드 좌석은 일반적으로 가격이 더 비싸다. ‘올바른’ 좌석을 얻지 못했을 경우엔 남쪽이나 북쪽 방향에 앉되 가급적 서쪽에 가까운 자리를 택하라는 게 토트넘 팬들의 조언이다.
그런가 하면 ‘하면 좋은 일’로 여겨지는 미신도 있다. ‘흰색 토트넘 유니폼에 음식이나 음료를 흘리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토트넘의 여러 단복 중에서도 ‘화이트 저지’로 불리는 기본 반팔 유니폼은 유독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성스러운 수준의 굿즈로 여겨지는만큼 ‘흠결 하나 없는(spotless)’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팬들이 있지만, 골수팬들 사이에서 ‘실수로 음식물을 흘리는 일’은 행운의 신호로 여겨진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반드시 ‘실수’여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