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다시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스페인 '마르카'는 11일(한국시간) "지난 6월 12일 이후로 에릭센은 축구장에 발을 들인 적도 없고, 훈련을 받은 적도 없다. 모든 것이 대부분 비밀로 감춰진 가운데, 에릭센의 생활에 대해선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고 보도했다.
에릭센의 생명이 위협을 받았던 건 지금으로부터 약 5개월 전의 일이었다. 에릭센은 유로 2020에 덴마크 국가대표 선수로 출장해 핀란드와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덴마크 대표팀의 핵심 선수인 에릭센은 경기장을 누비고 있었지만 전반 종료 직전 에릭센은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원인은 급성 심장마비. 동료들과 심판진이 놀라 급하게 의료진을 불렀지만 에릭센은 의식을 잃을 정도로 사태가 심각했다. 다행히 에릭센은 빠른 조치 덕에 의식을 되찾아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에릭센은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ICD(삽입형 심장 제세동기)를 착용하기로 결정했다. ICD란 심장이 비상적으로 뛸 경우에 다시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주는 장치다.
하지만 선수로서 복귀하는 것이 문제였다. 에릭센은 현재 이탈리아 세리에A에 속한 인터밀란 소속 선수인데, 세리에A에서는 영구 ICD를 몸에 지니고 있는 선수의 경기 참여가 불가능하다. 축구는 신체 접촉을 피할 수 없는 스포츠인데, 경기 중 충돌과 같은 돌발 상황으로 인해 ICD가 망가지거나 다시 심장에 문제가 생기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결국 인터밀란은 공식 성명서를 내고 에릭센의 타국 이적 추진을 최대한 돕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 에릭센이 뛰었던 아약스 복귀설도 나왔다. 아약스에는 에릭센처럼 심장마비를 경험했던 데일리 블린트가 ICD를 달고 경기장을 누비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이적설을 없는 상태다.
어느 팀으로 이적하든 에릭센은 다시 몸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에릭센은 '건강 증명서'가 따로 없기 때문에 아직 어떤 시설에서도 훈련을 할 수 없다. 이에 '마르카'는 "에릭센은 2021년이 끝나기 전에 덴마크에서 일련의 테스트를 확인한 뒤에 ICD 제거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좋은 결과가 나오면 에릭센은 인터밀란에서 다시 뛸 수 있지만 ICD를 달고 있어야 한다면 그는 떠나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