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채 되지 않은 시간. 팀은 180도 달라졌다. 새 감독 선임으로부터 시작된 변화다. 변화의 시작에는 강성형 감독의 리더십이 자리한다.
환골탈태하듯 팀이 완전히 바뀌었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올 시즌 단독 1위로 우뚝 솟았다. 그것도 개막 후 패 없이 9연승이다. 절대 1강이라는 말이 과하지 않은 지금이다.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 연승으로부터 오는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지만, 선수들 표정부터가 밝아졌다. 선수단 구성에는 큰 변화가 없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라고 한다면 강성형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것.
부임 후 강성형 감독은 ‘패배의식’ 지우기에 나섰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은 승부처에서 무너진 모습을 자주 보였다. 패가 쌓이다 보니, 무기력한 경기력도 종종 있었다. 강 감독은 “1위로 갈 수 있는 능력을 지닌 팀이다. 중요한 건 분위기다. 훈련부터 시작해서 원팀이 되기 위해 뭐든지 같이하고 있다. 선수 모두에게 소외되지 않는다고 느끼게 하려 한다”라고 했다.
프로팀 지도자 경력은 남자팀뿐이었던 강성형 감독. 여자팀은 여자배구대표팀 수석 코치가 첫 시작이었다. 여기서 강 감독은 접근법부터 다르게 가져갔다. 그는 “세심한 부분부터 선수들과 의사소통만 잘한다면 문제는 없을 거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귀 기울였다. 본인이 가진 배구 철학만 고집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함께 합을 맞춰갔다. 선수가 가진 고유의 것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게끔 도왔다. 강성형 감독은 “여자배구는 남자 선수들의 공격, 수비 스텝 등이 달라서 나도 배우는 입장이다”라고 했다.
미들블로커 이다현은 “안되는 게 있으면 ‘하지마’가 아니라 의견을 물어보신다. 조율하면서 맞춰간다”라면서 “인간으로서 존중받는 느낌이 든다”라고 했다. 이에 강 감독은 “다현이가 대표팀에서는 상대 사이드 블로킹 높이가 있으니, 빠르게 때리는 걸 배워왔더라. 여기서는 외국만큼 블로커가 높지는 않으니 천천히 때리더라도 타점 잡고 때리는 게 어떠냐 등 그렇게 조율했다“라고 설명했다.
양효진 역시 마찬가지. 그는 “선수를 어떻게 바꾸려고 하는 것보다는 장점을 더 잘 할 수 있게끔 수용하신다. 감독님만의 배구 생각은 있지만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그 부분이 코트 안에서 잘 나올 수 있게끔 하신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도 자신감이 생기는 듯하다”라고 설명했다.
수장이 선수들 의견에 귀를 기울이자, 선수들 역시 거리낌 없다. 양효진은 “감독님을 뭐라고 표현할 순 없지만, 정말 편하다. 배구만 할 수 있게끔 해주신다. 다른 선수들과 이야기해봐도 같은 말을 하더라”라고 말했다.
효과는 결과로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2021 컵대회부터 개막 9연승까지. 강성형 감독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17일 도로공사에 완승을 거둔 후 강 감독은 “선수들이 해야 할 일들, 우리가 준비했던 걸 너무 잘해줬다. 매번 이렇게만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