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라이언시티에 입단하게 된 김신욱. 사진=라이언시티 구단 홈페이지
장신(196㎝) 스트라이커 김신욱(33)이 싱가포르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싱가포르 프로리그 라이언시티는 1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김신욱을 자유계약(FA)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K리그1(1부) 전북 현대를 떠나 상하이 선화(중국)로 향한 지 약 2년 반 만에 새로운 출발이다.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김신욱의 싱가포르행은 다소 의외로 비쳐졌다. 상하이 선화와 결별이 불가피해진 시점에 국내외 여러 팀이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지방의 한 유력 구단은 언론에도 관심을 숨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공을 들였다. 그러나 그의 최종 선택은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라이언시티였다.
프로의 길을 열어준 울산 현대에서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이듬해 K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뒤 전북에서 ACL 1회(2016년)와 리그 우승 2회(2017·2018년)를 경험한 선수인 만큼 조건이 상당했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선수에게 놀랍게도 라이언시티는 3년 계약을 제시했고, 적잖은 금전적 보상을 약속했다. 은퇴를 앞둔 베테랑 선수에게 안정적 환경은 굉장히 매력적 요소다.
김신욱이 싱가포르 무대로 향한다. 사진출처 | 라이언시티 구단 SNS
김신욱은 23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이제 현역으로 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K리그도 좋지만 오랜 고민 끝에 아직 경험하지 못한 다른 나라의 축구와 현지 문화를 느끼자는 결론을 내렸다. 중동과 중국의 다른 팀보다 라이언시티에 많이 끌렸다”고 털어놓았다.
싱가포르를 넘어 아시아의 강호로 도약하려는 라이언시티의 야망도 매력적이었다. 그는 “싱가포르는 누군가에게는 축구 변방에 불과할 수 있으나 라이언시티는 내게 1~2년, 3년 후의 비전을 제시했고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진심으로 날 원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2차례 구단 고위층과 영상통화를 했고, 진정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라이언시티는 유럽 빅클럽들을 벤치마킹한 최신식 클럽하우스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하이 선화가 극심한 재정난에 휩싸인 탓에 긴 실전 공백이란 부담을 가진 김신욱에 대해 라이언시티는 훈련 지원도 아끼지 않을 참이다. 클럽하우스 시설은 물론 개인 트레이너를 지원하고, 가족이 편히 머물 수 있는 주택 등 다양한 조건을 보장했다. 그는 “12월 중 중국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해 잠시 휴식한 뒤 팀 전지훈련에 맞춰 출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목표는 뚜렷하다. K리그에서 성공과 우승 경험, 중국에서 겪은 부상 등 숱한 시련에서 얻은 성장을 라이언시티에 이식하려고 한다. 김신욱은 “어려움 속에서도 끊임없이 배웠고 채울 수 있었다. 그동안 쌓인 경험과 갈고 닦은 실력으로 라이언시티의 비전에 참여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