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올해 골든글러브 최대 격전지는 역시 외야수 부문이 꼽히고 있다. 타격 1위(이정후), 최다안타 1위(전준우), 출루율 1위(홍창기), 득점 1위(구자욱), 홈런 2위(나성범)에 오른 쟁쟁한 선수들이 후보에 위치하고 있어서다.
외야수 뿐 아니라 '난제'인 포지션도 존재한다. 바로 유격수 부문이다. 유격수 부문 후보에 오른 선수는 김혜성(키움), 하주석(한화), 딕슨 마차도(롯데), 오지환(LG), 박성한(SSG), 박찬호(KIA), 심우준(KT) 등 7명. 과연 누가 '황금장갑'의 영예를 차지할까.
공격만 놓고 보면 김혜성의 기록이 가장 돋보인다. 김혜성은 올해 144경기에 모두 나와 타율 .304 3홈런 66타점으로 일취월장한 타격 솜씨를 선보였다. 여기에 도루 46개로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출루율도 .372로 수준급. 안타 170개에 99득점으로 키움의 공격 첨병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수비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올해 김혜성이 저지른 실책 개수만 무려 35개에 달한다. 그 중 유격수로 기록한 실책은 29개. 리그에 그 어떤 선수보다도 실책이 많았다. 김혜성이 유격수로 나선 것은 114경기였고 905⅔이닝 동안 실책 29개를 저질렀다. 수비율이 .943로 저조했다.
KBO 골든글러브는 메이저리그의 실버슬러거와 골드글러브가 혼합된 형태라 할 수 있다. 게다가 포지션이 유격수라면 공격 지표만 보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수비력이 요구되는 포지션이다.
만약 김혜성이 수많은 실책 개수로 인해 투표 인단의 마음을 사로 잡지 못한다면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김혜성과 더불어 또 다른 3할 유격수인 박성한은 135경기에서 타율 .302 4홈런 44타점 12도루로 활약했으나 역시 실책 23개를 기록한 것이 불안 요소로 다가온다. 마차도는 134경기에서 실책이 11개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줬지만 타율 .279 5홈런 58타점 8도루로 그리 인상적인 공격 지표를 남기지는 못했다.
하주석은 138경기에서 타율 .272 10홈런 68타점 23도루에 실책 14개로 엄청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더라도 가장 공수에 걸쳐 균형감 있는 활약을 한 선수로 꼽을 수 있다. 유격수 후보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이기도 하다. 심우준은 타율 .268, 오지환은 타율 .254, 박찬호는 타율 .246로 앞서 열거한 후보들보다 타율이 떨어지는 편이다.
과연 투표인단은 무엇에 더 비중을 두고 선택을 할까. 공격에 '올인'한다면 김혜성을 뽑겠지만 수비 능력도 고려한다면 김혜성을 선택하는 것을 주저할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