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유럽 클럽에서 지휘봉을 잡는 '감독 박지성'을 볼 수 있을까. 박지성(40)이 과거 그가 뛰었던 퀸즈파크 레인저스(QPR) 클럽에서 지도자 수업을 시작했다. 전 세계에서도 그의 지도자 변신에 관심을 쏟았다.
일본 축구 매체 풋볼 채널은 21일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이 잉글랜드 QPR에서 지도자 커리어이 첫 발을 내딛었다. 그는 QPR 16세 이하(U-16) 팀을 지도할 것"이라 보도했다.
앞서 QPR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박지성이 B급 지도자 과정을 밟기 위해 U-16팀 코치진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박지성은 크리스 램지 QPR 테크니컬 디렉터(기술이사)로부터 별도의 지도자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그의 지도자 변신 소식에 일본과 중국, 잉글랜드 등에서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풋볼 채널은 "과거 일본 교토 퍼플상가에서 축구 선수 커리어를 시작한 박지성은 PSV 아인트호벤을 거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맨유에서 뛰는 7년 동안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그는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아시아 선수들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웠다.
중국 시나스포츠도 "과거 맨유의 스타 박지성이 QPR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아시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축구 선수들 중 한 명이지만, 경기장에서 선수로 뛰는 것과 지도자로 팀을 관리하는 건 완전히 다른 거라 인정했다"고 전했다. 영국 매체 더선 역시 "맨유의 전설 박지성이 잉글랜드 QPR 16세 팀에서 코치 커리어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QPR은 박지성에게 매우 익숙한 팀이다. 맨유와 헤어진 뒤 2012년 여름에 선택한 팀이 바로 QPR이었다. QPR에서 한 시즌을 뛴 박지성은 2014년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에서 은퇴했다. 이후 박지성은 축구 행정가로 경험을 쌓았다. 2017년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을 거쳐 올해에는 K리그1 전북 현대의 어드바이저를 맡았다.
박지성은 QPR 구단을 통해 "나는 크리스 램지 기술이사로부터 많은 걸 배웠다. 그는 많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크리스 램지가 사람들의 말을 어떻게 경청하는지 지켜본다. 이들이 어떻게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들 감독이 되는 것과 선수가 되는 게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술뿐만 아니라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접근 방법 등 모든 게 다르다. 행정적인 측면에서 아시아 또는 한국은 유럽과 비교해 발전이 필요하다. 그 점을 들여다볼 것"이라 강조했다.
풋볼 채널은 "유럽 클럽에서 활약 중인 아시아 출신 선수들은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 출신이 지도자로서 유럽 클럽에서 성공한 경우는 아직 없다. 박지성이 선수로 활약했던 것에 이어서 감독으로도 유럽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을까"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