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무단이탈 논란으로 자유신분선수가 된 조송화에게 잔여 연봉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앞으로 조송화측에서 법적 다툼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은 지난 17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두 차례의 무단이탈로 물의를 일으킨 세터 조송화의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앞서 구단 내부적으로 선수 계약에 대한 중대한 위반과 신뢰관계 파괴로 계약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IBK기업은행은 연맹을 통해 적법적인 결별 절차를 밟았다. 조송화는 17일 자로 KOVO 선수등록규정 제13조(자유신분선수의 등록)에 의거 자유신분선수 공시가 됐다.
IBK기업은행의 주장이자 주전 세터였던 조송화는 지난 11월 12일 KGC인삼공사전 이후 팀을 이탈하며 내홍 사태의 서막을 열었다. 이후 구단의 설득으로 복귀했지만 11월 16일 페퍼저축은행전 이후 다시 짐을 꾸리고 나가 논란을 키웠다. 서남원 전 감독과 윤재섭 단장 경질, 김사니 코치의 감독대행 부임 및 사퇴, 기업은행 구단의 비상식적인 일 처리 등 모든 혼란의 발단이 바로 조송화였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26일 조송화를 ‘선수계약 위반’을 이유로 KOVO 상벌위원회에 회부했다. 그리고 상벌위는 지난 10일 선수의무이행과 관련해 조송화 측과 기업은행 구단의 소명을 차례로 들었지만 “소명 내용이 엇갈리는 부분이 많아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존재한다”며 징계관련 결정을 보류했다.
조송화 측은 상벌위에서 두 차례 팀을 떠난 건 무단이탈이 아닌 건강 상 이유라는 부분을 강조했고, 동시에 계속해서 현역선수로 뛰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반면 기업은행은 조송화가 상벌위에서 징계사유와 관련해 주장한 내용은 구단이 파악하고 있는 사실관계와 큰 차이가 있다는 상반된 입장을 전달했다.결국 기업은행의 선택은 결별이었다. 상벌위의 징계 보류 결정과 관계없이 조송화와 동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계약을 해지했다.
이제 남은 건 조송화의 잔여연봉 지급 문제다. 구단과 선수의 진술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연봉 문제가 법적 다툼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 다만 아직까지 조송화 측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조송화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YK는 지난 16일 “조송화는 계약해지 등 현 상황과 관련해 법적 절차에 앞서 구단과 원만하게 소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약 일주일이 지나도록 IBK기업은행 구단에 어떠한 연락도 취하지 않았다.
IBK기업은행 정민욱 사무국장은 21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조송화 측에서는 의견이 없다.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아마 선수와 협의를 거쳐 어떠한 안을 짜서 우리에게 주지 않을까 싶다. 기다려봐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구단은 여전히 조송화에게 잔여연봉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내홍 사태의 책임이 구단이 아닌 선수 측에 있다고 판단해 계약을 해지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 사무국장은 “선수 귀책으로 조송화를 자유신분선수 공시한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잔여연봉 지급은 불가하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조송화가 2021-2022시즌 V리그 여자부에서 계속 뛰기 위해선 3라운드 종료 시점인 28일까지 계약을 완료해야 한다. 현재 주전 세터 염혜선이 부상 이탈한 KGC인삼공사, 신생팀 페퍼저축은행 등이 세터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조송화 영입 가능성은 희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