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호 트레이드가 나왔다. 이전부터 계속 연결됐던 이학주(32)와 롯데가 결국 인연을 맺었다. 해외파에 한때 천재 평가까지 받았던 이학주의 전격 롯데행. 그렇다면 왜 삼성은 이학주를 다른 팀으로 보냈을까.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는 24일 "내야수 이학주와 롯데 투수 최하늘 및 2023년 신인 지명권(3라운드)을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이학주에 대해 "발이 빠르고 뛰어난 운동 신경을 갖췄으며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한다. 유격수 포지션 경쟁을 강화하는 동시에, 팀에 부족했던 좌타 라인업 보강을 이뤘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학주는 KBO 리그에서 독특한 캐릭터로 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지난 2019년 5월 29일 잠실 삼성-두산전. 삼성이 0-2로 뒤진 9회초 무사 2,3루 기회. 동점 찬스서 타석에 들어선 건 이학주였다. 당시 두산 마무리 함덕주(현 LG)의 공을 제대로 받아쳤으나 타구가 중견수 정수빈(두산)의 호수비에 잡히고 말았다. 비디오 판독 후 아웃이 확정되자 이학주는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면서 정수빈을 향해 헬멧을 벗은 뒤 경의를 표했다.
당시 이학주는 "마음은 아팠지만 잘 잡았다는 의미에서 한 행동이었다. 잡을 줄 몰랐다. 2,3루서 전진해 몸을 던지는 게 힘들었을 텐데, 들어와 잡더라. (정)수빈이와 1990년생 동기라 어려서 같이 야구도 해봤다. 다음엔 (정수빈이 있는) 중견수 쪽으로 치지 않으려고요"라면서 쿨하게 웃었다.어떻게 보면 쇼맨십으로 볼 수도 있는 설명. 이토록 자기 표현력이 솔직한 그였다. 이학주는 2008년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계약금 115만달러)가 영입한 천재 유망주였다. 하지만 빅리그 데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2016 시즌 종료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한국과 일본에서 독립구단 생활을 한 그는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라는 숫자가 삼성이 그에게 기대했던 바를 말해준다.
데뷔 첫해 이학주는 많은 기회를 얻었다.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2, 7홈런 36타점 43득점 장타율 0.369 출루율 0.332의 성적을 남겼다. 스타성을 앞세운 화려한 플레이로 삼성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다만 수비서 실책이 19개로 많은 편이었다.
이후 이학주는 점점 기회를 잃어갔다. 2020 시즌에는 64경기서 타율 0.228, 2021 시즌엔 66경기서 타율 0.206에 각각 그쳤다. 지난해 8월에는 선수단 내규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워크 에식(직업 윤리 및 태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결국 9월 17일 KIA전을 끝으로 더 이상 1군 무대서 볼 수 없었다.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도 이학주의 엔트리 등록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삼성에서 사실상 전력 외 통보를 받은 그가 살 수 있었던 길은 오로지 다른 팀으로 향하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마침 유격수 자리가 약점으로 평가받는 롯데와 카드가 맞으면서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서로 필요해서 예전부터 이야기는 계속 나눠 왔다. 원래 트레이드라는 게 서로 잘 됐으면 좋겠다고 하는 걸 바탕으로 해서 실행하지 않나. 삼성보다는 롯데가 이학주가 뛰기에 더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다. 가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