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민 기자=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 공격수 엘도르 쇼무로도프(26)가 AS로마에서 헤매고 있다.
쇼무로도프는 지난해 여름 이적 시장에서 제노아를 떠나 로마에 입성했다. 이적료는 1,750만 유로(238억 원)를 기록했다.
아시아 출신 공격수에게 꽤 거금을 썼다. 로마와 조세 모리뉴 감독은 쇼무로도프가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 로스토프(러시아), 제노아(이탈리아)를 거치며 날로 성장하는 모습을 봤다. 마치 유럽 선수 같은 190cm의 장신으로 피지컬이 좋고, 지난 시즌 제노아에서도 8골을 터트릴 만큼 경쟁력이 있었다. 유럽 5대 리그에서 뛰는 아시아 국적 선수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쇼무로도프의 도전은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었다.
뚜껑을 열자 기대와 달리 쇼무로도프는 리그 19경기에서 2골에 머물러 있다. 첼시에서 합류한 타미 아브라함(24경기 11골)과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선수 본인도 어려움을 인정했다.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과 인터뷰를 통해 “모리뉴 감독의 팀은 많은 규율을 요구한다. 내가 로마에 왔을 때 정신력을 개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곳에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요구하는 작업을 매 경기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팀적으로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라 부진한 쇼무로도프를 쓰기 힘들다. 로마는 현재 리그 7위에 머물러 있다. TOP4인 AC밀란, 인터밀란, 나폴리, 유벤투스에 한 번도 못 이겼다. AC밀란과 유벤투스에 각각 2연패, 인터밀란에 한 번 졌다. 나폴리전 무승부가 유일한 승점 1점이다. 4위인 유벤투스와 승점이 6점 차로, 최근 흐름을 봤을 때 상위권 진입이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난세의 영웅이 등장하면 좋으련만, 골 가뭄과 자신감 추락까지 겹친 쇼무로도프가 모리뉴의 마음을 사로잡긴 힘들어 보인다. 이대로면 아시아 공격수의 이탈리아 무대 도전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