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32·KT)마저 이탈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가 시즌 초반 최대 위기에 몰렸다. 어떻게 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
2승 6패 승률 0.250. 지난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KT의 시즌 초반 성적이다.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의 승률과 같다. 순위도 공동 8위로 한화, NC와 함께 최하위에 위치하고 있다.
시작부터 살짝 꼬였다. KT는 지난 2일 개막전에서 삼성을 4-1로 꺾고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당시 삼성은 주축 선수들이 대거 엔트리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쉬운 승부가 예상됐다. 첫 경기는 예상대로 이겼다. 그러나 두 번째 맞대결에서는 9회초 대거 6실점을 하며 충격의 5-6 역전패를 당했다.
이어 KT는 SSG를 만났다. KT는 지난해 SSG를 상대로 12승2무2패로 절대 강세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5), 고영표(31), 소형준(21)을 차례로 내세웠으나 단 1승도 건지지 못했다. 그렇게 4연패를 당한 KT는 대전 원정길에 올랐다. 개막 이후 단 1승도 없었던 한화를 만나기에 연승 기대감은 커졌다. 첫 판을 4-2로 승리하며 분위기를 반전하는 듯 했지만 남은 2경기를 모두 패하는 치명적인 내상을 입었다.
쉽지 않은 초반이다. 지난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룩한 KT는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왜냐하면 작년 전력에서 크게 누수가 없다. 개막 직전 개막 직전 강백호(22)가 발가락 골절 부상을 당하면서 이탈했지만 박병호(37)가 있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박병호는 개막 이후 7경기 타율 0.286 2홈런 5타점으로 제 몫을 해주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가장 강력한 투수진을 보유하고 있다. 선발진, 불펜 모두 강하다.
타선이 아쉽다. 심우준(6경기 타율 0.412)이나 김민혁(7경기 타율 0.333) 정도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부진하다. 공격력의 한 축을 맡아줘야 하는 라모스(8경기 타율 0.242 1홈런), 장성우(8경기 타율 0.091), 배정대(8경기 타율 0.148)의 방망이가 잠잠한 것이 아쉽다.
그런데 여기서 더 치명적인 이탈까지 나았다. 바로 쿠에바스다. 지난 11일 오후 KBO가 발표한 1군 엔트리 등록 및 말소 현황에 따르면, 이날 KT는 쿠에바스를 1군 엔트리서 제외시켰다. 사유는 팔꿈치 통증이다.
8일 한화전(5이닝 2실점)에서 선발 등판한 쿠에바스는 10일 훈련을 하던 도중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엔트리 말소가 결정됐다. 가뜩이나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쿠에바스까지 자리를 비우면서 당분간 선발진의 무게감이 약해질 전망이다.
KT는 지난 시즌 초반 7경기에서 2승 5패로 밀리는 듯했으나 결국 치고 올라가 우승 팀이 됐다. 올해도 비슷한 페이스다. 이강철 KT 감독은 시즌 초반 부진에 대해 "루틴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 바 있다. 올해는 주축 투타 전력 이탈이라는 최대 위기를 이겨내고 치고 올라갈 수 있을까. KT는 홈에서 두산을 만난다. 주중 시리즈의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