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기적이란,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을 말한다.
정찬성이 알렉산더 볼카느프스키를 이긴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음이 드려났다.
팬듀얼에 따르면, 볼카노프스키에 대한 베팅 배당률은 플러스 500이었다. 500 달러를 볼카노프스키가 이긴다는 데 베팅해야 100 달러를 챙길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정찬성에 대한 배팅 배당률은 플러스 700이었다. 정찬성이 이긴다는 데 100 달러를 베팅하면 7배인 700 달러를 받게 된다는 뜻이다.
미국 매체 마커리는 "UFC 타이틀전에서 이와 같은 확률은 전례가 없다. 이는 복싱 경기에서 젊고 뜨거운 경쟁자가 올라왔을 때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와 대결할 때의 확률과 비슷하다. 아마도 평생에 한 번 나올 만한 확률이다"라고 했다. UFC 타이틀전 사상 최악의 미스매치라는 것이다.
결국, 10일(한국시간) 열린 페더급 타이틀전에서 정찬성은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4라운드 TKO패했다.
정찬성은 경기 후 역부족임을 시인했다.
당초 볼카노프스키는 맥스 할로웨이와 맞붙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할로웨이가 부상으로 하차하자 정찬성이 대체자로 옥타곤에 오르게 됐다.
얼떨결에 타이틀전에 나서게 된 정찬성은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했다. 완쾌됐다고는 하지만 어깨 부상의 후유증도 부담스러웠다.
떠밀려 옥타곤에 오른 정찬성은 기 싸움에서도 이미 볼카노프스키에 지고 들어갔다.
두번째 타이틀 도전에 실패한 정찬성은 "나는 챔피선이 될 수 없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은퇴를 시사한 발언이다.
좀비는 쓰러져도 다시 일어난다. 그러나 30대 중반인 정찬성이 다시 일어서기는 힘들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