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조형래 기자] "매우 피곤했다."
오타니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치러진 2022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 3번 선발투수로 출장했다. 투수로 7이닝 6피안타 무4사구 11탈삼진 무실점, 그리고 타석에서도 그린몬스터 직격 2루타 포함해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팀의 8-0 승리를 이끌었다.
오타니의 역사적인 펜웨이파크 투타겸업 출장이다. 언제나 오타니가 소환하는 베이브 루스는 펜웨이파크에서 투타겸업을 시작했다. 투타겸업의 성지와도 같은 곳에서 오타니가 등장하게 된 셈이다.
기록도 세웠다. 오타니는 베이브 루스 이후 103년 만에 처음으로 선발투수로 나서며 1~4번 타순에 들었다. 오타니에 앞서 지난 1919년 9월21일 보스턴 소속 루스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4번타자 선발투수로 출장한 바 있다. 당시 루스는 5⅓이닝 3실점(2자책)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좌익수로 포지션을 옮긴 뒤 9회 끝내기 홈런으로 보스턴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오타니도 당시 루스와 마찬가지로 투타 맹활약을 펼쳤고 팀을 승리로 견인했다. 특히 피로누적을 극복하면서 일궈낸 완벽투와 맹타다.
전날인 5일, 보스턴과의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3타수 무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연장 10회까지 가는 . 3시간 42분의 혈투를 치렀다. 현지 시간으로 저녁 7시 12분에 시작한 경기는 저녁 10시 54분에 끝났다. 이 과정에서 오타니는 연장 10회에 주루플레이까지 모두 소화했다. 이날 선발 등판은 현지 시간으로 5일 오후 1시 35분에 개시됐다. 한국시간으로 6일 새벽 2시 35분이다. 오타니는 불과 14시간 30분 가량 뒤에 곧장 선발 등판했다. 피곤할 수밖에 없는 스케줄이었다.
이날 등판을 마치고 오타니도 피로와 싸웠다고 털어놓았다. 오타니는 “솔직히 매우 피곤했다. 내 몸이 많이 지쳤다. 그래서 가능한 일찍 자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려고 노력했고 그렇게 잘 됐다”라고 밝혔다.
조 매든 감독도 오타니의 경이적인 활약에 혀를 내둘렀다. 그는 “저는 오타니가 이런 활약을 펼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흔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정도 수준에서는 다른 레벨의 경기를 하는 것 같다”라면서 오타니의 괴물같은 능력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