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위기 뒤 기회였다. 하지만 교체 카드 한 장이 또 흐름을 바꿔놓았다.
K리그1 선두 울산 현대가 반전에 성공했다. 울산은 8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1라운드 강원FC와의 원정경기에서 3대1로 역전승했다. 사흘전인 5일 수원 삼성전(0대1 패)에서 9경기 연속 무패 행진이 끊긴 울산은 다시 승점 3점을 챙기며 1위 자리(승점 26·8승2무1패)를 굳게 지켰다.
반면 강원으로선 울산의 높은 벽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7경기 연속 무승(3무4패)에 빠진 강원은 승점 10점(2승4무5패)에 머물렀다. 울산전 징크스도 계속됐다. 강원은 울산과 28차례 대결해 이날 21번째 패배를 당했다.
이날 경기는 홍명보 울산 감독과 최용수 강원 감독의 K리그 첫 대결로도 관심을 못았다. 홍 감독은 항저우, 최 감독은 장쑤 사령탑 시절인 2016년 9월 중국 슈퍼리그에서 한 차례 맞붙었다. 당시 홍 감독이 3대0으로 승리한 바 있다.
최 감독은 3-5-2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투톱에는 양현준과 박경배가 포진한 가운데 미드필더에는 정승용 김대우 김동현 황문기 임창우가 늘어섰다. 스리백에는 윤석영 서민우 김영빈, 골문에는 유상훈이 위치했다.
홍 감독은 4-4-2 카드로 맞불을 놓았다. 레오나르도와 바코가 최전방을 책임진 가운데 2선에는 이청용 박용우 이규성 김민준이 섰다. 포백에는 설영우 김영권 원두재 김태환이 포진했고,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울산이 먼저 기회를 잡았다. 전반 12분 김민준이 이청용의 크로스를 받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페널티키커로 나선 레오나르도가 강원 수문장 유상훈의 선방에 막혔다.
그리고 강원의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17분 양현준의 패스가 원두재의 발을 맞고 흘렀고, 김대우가 볼을 따내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린 후 오른발로 골문을 활짝 열었다.
갈 길 바쁜 홍 감독은 전반 25분 서둘러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U-22(22세 이하) 카드인 김민준 대신 엄원상을 투입했다. 그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엄원상은 2분 뒤 서민우가 지체하는 사이 볼을 따내 레오나르도에게 패스했고, 레오나르도가 동점골로 연결했다.
전반 34분 결승골도 엄원상의 몫이었다. 그는 설영우의 크로스를 왼발 슈팅으로 응수, 골네트를 갈랐다. 엄원상은 전반 45분 레오나르도의 쐐기골까지 어시스트하며 1골-2도움을 기록하는 원맨쇼를 펼쳤다. 엄원상과 '멀티골'을 기록한 레오나르도는 나란히 5호골을 기록했다.
강원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대원과 박상혁을 투입하며 공격라인을 재정비했다. 후반 12분 양현준의 결정적인 기회에 이어 후반 42분 임창우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등 사투를 벌였지만 만회골을 터트리는데 실패했다. 울산도 후반에는 침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