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콘테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자신이 너무 정직해서 탈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 토트넘 수뇌부와 미묘한 갈등을 빚기도 한다.
그의 인터뷰를 듣고 있으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너무 솔직하게 말하기 때문이다. 그 정도가 지나쳐 자신이 감독인지 평론가인지 모를 때가 있다.
선수 이동 문제만 해도 그렇다, 설사 토트넘 수뇌부가 판단 미스로 선수 이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해도, 팀을 책임지고 있는 한 클럽의 감독이 이를 대놓고 비판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비판은 평론가들이 하는 것이다. 콘테 감독은 토트넘을 마치 남의 팀 이야기하듯 하고 있다.
리버풀과의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도 콘테는 토트넘의 감독이 맞는지 의심할 정도로 축구 평론가처럼 이야기했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토트넘의 현재 위치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토트넘이 리버풀과 맨시티를 짧은 시간에 따라 잡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콘테 감독은 프리미어 리그 타이틀을 놓고 리버풀과 경쟁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묻는 질문에 “리버풀은 위르겐(클롭)과 함께 7년 동안 환상적인 일을 해냈다. 클롭은 좋은 방법으로, 놀라운 방법으로 괴물을 창조했다”며 “하지만 이것을 하려면 시간과 인내심을 갖고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버풀, 맨시티, 첼시, 맨유와 같은 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 토트넘이 우승할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들은 정말 강하다. 그리고 이 몬스터들을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또 승점 1을 챙긴 점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한편으로는 우리가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놀라운 팀과 경기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놀라운 분위기와 많은 소음이 있는 안필드에서는 더욱 그렇다. 나는 무승부가 공정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리버풀을 상대로 비겨서 다행이라는 것이다.
감독의 소임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자기가 원하는 선수들을 다 영입해서 우승하지 못할 감독은 그 어디에도 없다.
따지고 보면, 콘테는 지금까지 자신의 전술보다는 훌륭한 선수들을 영입해서 좋은 성적을 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콘테는 ‘엑시트 토트넘’의 명분을 쌓기 위해 혈안이 돼 있어 보인다. 대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자기가 원하는 선수들을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데려오지 않으면 미련 없이 토트넘을 떠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