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직접 점찍은 이반 페리시치가 좀처럼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
토트넘 훗스퍼는 최근 기분 좋은 대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18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에서 레스터 시티에 6-2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토트넘은 5승 2무(승점 17점)로 3위에 위치했다.
이날 토트넘은 실험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크게 두 가지였는데, 한 가지는 바로 손흥민의 벤치 출발이었다. 이날 경기 직전까지 8경기 동안 골맛을 못 봤던 손흥민을 벤치에 앉힌 콘테 감독은 3톱으로 해리 케인, 히샬리송, 데얀 쿨루셉스키를 배치했다.
또 한 가지 실험은 바로 윙백이었다. 기존에 왼쪽 윙백 자리에는 라이언 세세뇽이나 이반 페리시치가 나섰고 오른쪽 윙백으로는 에메르송 로얄이 주전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선발 라인업에 세세뇽이 왼쪽 윙백에 나섰고 오른쪽 윙백으로 페리시치가 위치했다.
콘테 감독은 페리시치가 기존에 왼쪽 윙백에서 좀처럼 활약하지 못하자 새로운 시도를 꺼내든 것이다. 페리시치의 가장 큰 장점인 왼발 크로스를 활용한 공격 패턴이 상대 수비에게 읽히면서 템포가 느려졌고 왼쪽에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왼쪽 윙어인 손흥민과의 호흡 문제도 꾸준히 지적돼 왔다.
또한 페리시치는 오른발도 잘 사용하기 때문에 이 점을 활용한 전략이었다. 콘테 감독은 과거 인터 밀란 시절 페리시치를 윙어에서 윙백으로 포지션 변경을 시켜 능력을 극대화시킨 적이 있다. 이번 이적시장에도 자신의 애제자인 그를 영입해 적극적으로 활용해볼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페리시치는 뚜렷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오른쪽 윙백으로 나서 어색한 모습을 보였고 전반 막판에는 콘테 감독의 지시로 다시 왼쪽으로 복귀했지만 느린 템포와 밋밋한 크로스는 그대로였다.
결국 후반전에는 에메르송 로얄과 교체됐다. 이로써 토트넘은 다시 좌우 윙백 주전인 세세뇽과 에메르송이 위치했고 안정감을 찾았다. 토트넘은 후반에 교체 투입된 손흥민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6-2 대승을 거뒀다. 대승이라는 기쁨도 존재하지만 페리시치의 활용은 꾸준하게 생각해볼 고민거리로 남았다.
현지 언론들도 페리시치의 우측 윙백 활용을 '실패'라고 평가했다. 영국 매체 '스퍼스웹'은 "아마 페리시치의 우측 윙백 실험은 우리가 다시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공 앞에서 넘어지기도 했으며 콘테 감독은 페리시치의 좋지 않은 모습을 좋아하지 않아 교체 아웃시켰다"고 전했다.
페리시치의 기존 장점인 날카로운 크로스와 기동력 그리고 양발 활용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동료들과의 호흡이 쌓일 시간이 무엇보다 필수적이다. 또한 콘테 감독이 왼쪽의 손흥민과의 동선을 잘 정리해주는 것도 선결해야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