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면 우승이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 파울로 디발라(29, AS로마)는 고민도 하지 않고 가운데로 차 넣었다.
디발라는 지난 19일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프랑스와 결승전에서 오로지 승부차기를 위해 투입됐다. 아르헨티나가 프랑스와 3-3까지 가는 난타전을 무승부로 마칠 것 같던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수비수인 니콜라스 탈리아피코를 대신해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디발라는 역할대로 승부차기에 나섰다. 리오넬 메시에 이은 아르헨티나의 두 번째 키커였다. 마침 프랑스의 킹슬리 코망이 실패하면서 디발라에게 기대하는 눈이 상당했다.
디발라는 떨지 않았다. 과감하게 골문 정중앙으로 찼다. 프랑스의 위고 요리스 골키퍼가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 허무하게 막히는 코스였다. 그러나 디발라의 배짱이 통했고 아르헨티나는 1,2번 키커의 연속 성공에 힘입어 최종 4-2로 승부차기를 이겨 월드컵 우승을 달성했다.
디발라가 가운데로 찬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21일 아르헨티나 언론 'TYC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들어갈 때부터 페널티킥을 위한 것임을 알았다. 당초 계획은 대각으로 차려고 했는데 아주 중요한 조언을 듣게 됐다"라고 말했다.
디발라의 선택을 바꾼 건 골키퍼의 심리를 알 수밖에 없는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였다. 디발라는 "마르티네스가 중앙으로 차야 한다고 말했다. 골키퍼들이 첫 번째 키커를 막지 못하면 다음에는 항상 다이빙을 한다고 알려줬다"라고 차이를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마르티네스 골키퍼의 조언이 결정적이지만 이를 받아들인 디발라의 결단력도 칭찬할 만하다. 그리고 가운데로 과감하게 찬 디발라의 담대함이야 말로 승부차기의 백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