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레스 베일이 은퇴를 선언했다.
베일은 10일(한국시간) 개인 SNS를 통해 "은퇴하기로 했다. 힘든 결정이었다. 사우샘프턴에서 LA FC까지 여정은 최고였다. 이젠 끝이 났다. 17시즌 이상을 뛰면서 최고치를 달성했다. 클럽 커리어 동안 자부심을 느꼈고 모두에게 감사했다. 조국을 대표해 111경기나 뛰며 꿈을 실현했다. 이 여행에 함께 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 나를 도와준 이들의 희생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난 이제 다음 단계로 간다"고 은퇴를 공식발표했다.
베일은 한 시대를 풍미한 공격수다. 사우샘프턴과 토트넘 시절 초반 땐 속력만 빠른 좌측 풀백으로 평가됐는데 윙어로 포지션을 바꾸며 완전히 달라졌다. 압도적인 주력을 바탕으로 기회를 창출해 공격 관여도가 눈에 띄게 늘어났고 득점 수도 많아지면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였다. 2011-1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0골을 기록하며 경력 첫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정점은 그 다음 시즌이었다. 베일은 EPL에서만 21골을 뽑아냈다. 알고도 못 막는 드리블과 왼발 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탈 수 있는 개인 수상은 모두 독식했다. 해당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베일을 레알로 향했다. 카림 벤제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BBC 라인'을 구축해 2010년대 중후반 레알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스페인 라리가에서 리그 두 자릿수 골을 매 시즌 터트리며 찬사를 받았다.
하락세는 이른 시간 찾아왔다. 부상 빈도가 늘어났고 돌아와도 예전 만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불성실한 태도 논란에 휩싸였고 레알에 대한 존중심이 결여된 행동을 보였다. 계속 외면을 당하자 지난 시즌 토트넘으로 임대를 오며 부활을 노렸다. EPL에서만 11골을 기록하는 준수한 모습을 보이고 레알로 돌아갔는데 처지는 이전과 다를 바가 없었다.
레알을 떠난 베일은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의 LA FC로 갔다. LA FC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활약을 하며 몸 상태를 다졌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했다. 비록 웨일스는 조별리그 탈락을 했지만 베일은 골을 넣으며 오랜만에 월드컵을 경험한 국민들에게 기쁨을 줬다.
대표팀 은퇴도 같이 발표한 베일은 "웨일스 주장이 된 건 정말 영광스러웠다. 웨일스 축구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작성해 행복했다. 국민들의 지지와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형제와 같은 동료들과 같이 뛰었고 스태프들 지원도 환상적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헌신적인 팬들의 응원은 대단했다. 같이 함께 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이제 대표팀 은퇴를 하지만 웨일스는 영원할 것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