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줄다리기가 거듭됐다.
KBO는 10일 오후 6시까지 2023년 연봉조정신청을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봉조정신청서를 낸 선수는 없었다. 마지막 연봉조정신청이 나온 해는 2021년. KT 위즈 우완투수 주권(28)이 연봉조정신청을 한 뒤 승리한 사례가 마지막이다.
매년 겨울이면 구단과 선수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팽팽한 싸움. 에이전트 시대가 열린 뒤 구단과 선수측의 연봉협상은 더욱 치열해졌다. 연봉조정신청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그 해 구단과 선수들의 연봉협상이 원활한 것은 아니다.
10일까지 연봉협상에서 가장 살얼음판을 이어가고 있는 팀은 단연 키움 히어로즈다. 키움은 지난해 페넌트레이스를 3위로 마친 뒤 포스트시즌에는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준우승의 성과를 냈다. ‘가을야구’ 확정 과정에서 주축선수들의 공은 분명 상당했다. 그러나 올해 연봉협상 테이블에서 원만하게 합의한 선수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타자 이정후(25)는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 및 2년 연속 타격왕 등극으로 확실한 대우를 받았으나, 다른 주축선수들의 진통은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이미 이정후는 7년차 최고 연봉 기록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KBO리그 7년차 최고 연봉은 2020년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키움으로부터 받은 5억5000만 원인데, 아직 공식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으나 이정후는 올해 10억 원이 넘는 연봉에 도장을 찍었다. 2017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연봉 10억 원을 돌파했다.
문제는 투타의 다른 핵심선수들이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10일 “키움은 연봉조정신청자가 다수 나올 수도 있었다. 10일 오후까지도 주축선수들 가운데 몇 명의 협상은 거의 진척이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키움의 핵심선수들 일부는 올해 연봉조정신청 여부를 10일 마감시한 직전까지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계약하지 않은 선수들도 있다. ‘역대급’ 행보로 호성적을 낸 2022년이었지만, 그 성과를 보상받는 과정은 결코 녹록치 않아 보인다. 영웅들의 연봉협상 테이블에 휘몰아친 바람이 매섭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