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야구계가 추신수의 말 한마디에 발칵 뒤집혔다.
추신수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한 매체에 출연, 한국 야구대표팀 선발에 대해 작심 발언을 털어놓았다.
그는 먼저 대표팀 세대교체에 대해 언급했다.
추신수는 "일본만 봐도 일단 국제 대회를 하면 새로운 얼굴들이 되게 많다. 김현수(35·LG)가 정말 좋은 선수긴 하지만 저라면 미래를 봤을 것 같다. 당장 성적 보다 앞을 봤더라면 사실 안 가는 게 맞고, 새로 뽑혀야 했을 선수들이 더 많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까지 김광현(34·SSG), 양현종(34·KIA)이냐. 이 선수들이 실력이 부족하다는 게 아니다. 어린 선수 중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WBC 같은 국제 대회에 나가면 어린 선수들이 느끼는 감정이나 마인드 자체가 달라진다. 다녀와서 앞으로 한국야구에서 할 것들, 외국으로 나갈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한국야구가 할 일"이라며 문동주(19·한화)와 안우진(24·키움)을 언급했다.
안우진의 학교 폭력 논란과 관련, 추신수는 "제3자로서 들리고 보이는 것만 보면 참 안타깝다. 박찬호 선배 다음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선수인데, 저도 한국에서 야구하고 있지만 이해 안되는 것들이 너무 많다.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어릴 때 했다면 잘못을 뉘우치고 처벌도 받고 출장정지도 받고 했는데 국제대회는 못나간다. 일찍 태어나고, 야구 했다고 선배가 아니라 불합리한 처지의 후배를 위해 발 멋고 나서야 한다. 아무도 안 나선다. 후배들이 잘못된 곳에서 운동하고 있으면 목소리 내고 도움이 되려고 해야하는 데 지켜만 본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지난 4일 KBO는 WBC 대표팀 최종 엔트리 30명을 발표했다. 2022년 골든글러브 수상자 안우진은 없었다. 조범현 KBO 기술위원장은 "선수를 선발할 때, 국가대표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와 자긍심, 책임감 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다"며 학폭 이슈의 미해결을 배제 이유로 설명했다.
추신수가 말하고자 하는 취지나 의견의 옳고 그름을 떠나 시기가 잘못됐다. 현역 KBO 선수라는 위치적 적합성을 떠나 굳이 말을 하고 싶었다면 대표팀 선수 선발 이전이나, 대회 이후에 했어야 했다.
WBC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시점. 한국대표팀은 2월 미국 애리조나에서 합동 훈련을 한 뒤, 오는 3월9일 호주전을 시작으로 일본 도쿄돔에서 1라운드를 치른다.
한국야구의 저력을 보여주기 위해 결전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 추신수의 한마디에 뽑힌 베테랑 선수나 안 뽑힌 젊은 선수 모두 난감해지고 말았다. 일부 선수에게는 자칫 힘 빠지는 말이 될 수 있다. 이미 탈락한 안우진에게도 굳이 도움이 되는 언급인지는 미지수다. 잦아들던 학교 폭력 이슈에 다시 한번 논란의 불씨를 지핀 셈이 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회까지 50일도 남지 않은 지금와서 대표팀을 싹 다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국야구 미래를 위한 발언이었다면 대회가 끝나고 해도 늦지 않았다.
말이란 내용보다 타이밍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이번 추신수의 소신 발언이 그랬다. 말이란 주워 담을 수 없는 법. 그래서 더 아쉬움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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