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인터 밀란 유니폼이 가슴이 휑하다.
인터 밀란은 11일 오전 4시(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 시로에서 열린 2022-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2009-10시즌 우승 이후 13년 만에 결승전 진출을 꿈꾼다.
인터 밀란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3회 우승했으며, 이탈리아 세리에A는 19차례 우승한 전통의 강호다. 그만큼 구단의 역사와 규모는 유럽 최정상급이다. 팬덤도 세계적이다. 각 나라의 스포츠 스타들이 인터 밀란 유니폼을 입고 유럽 무대를 누빈다.
이처럼 세계적인 팀의 유니폼에서 스폰서 로고가 사라졌다. 인터 밀란은 이번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민무늬’ 유니폼을 착용한 채 출전했다. 상대팀 AC밀란 유니폼 가슴에 Fly Emirates(에미레이트 항공) 로고가 박힌 것과 비교하면 자존심이 상할 법하다.
이탈리아 매체 ‘풋볼 이탈리아’는 “인터 밀란이 유니폼 스폰서 DigitalBits(디지털비츠)와 갈등을 겪고 있다. 2022-23시즌 스폰서 노출 대금을 받지 못하는 금전 문제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인터 밀란의 ‘노 스폰서’ 유니폼을 본 라이벌 AC밀란 팬들은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이 끝난 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인터 밀란 선수들은 조기축구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스리그에 나왔네”, “유니폼 스폰서 대금부터 받아라”라며 조롱했다.
디지털비츠는 인터 밀란 유니폼 가슴에 자사 로고를 노출하는 대가로 총 3차례 후원금을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2022년 6월과 10월, 2023년 2월에 각 800만 유로(약 116억 원)씩 인터 밀란에 지급해야 했다.
인터 밀란은 후원금을 받지 못한 지난 2월에 “디지털비츠로부터 받아야 할 2400만 유로(약 350억 원)를 아직 받지 못했다. 미지급 위자료인 120만 유로(약 17억 4천만 원)도 추가로 받아야 한다”고 입장문을 냈다.
결국 4월부터 후원사 로고를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인터 밀란은 4월 말에 열린 세리에A 라치오전에 처음으로 민무늬 유니폼을 착용했다. 이 경기를 포함해 헬라스 베로나전, AS로마전, AC밀란전까지 스폰서 없는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