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공동 1위 SSG 랜더스를 물리치고 단독 1위에 올랐다.
LG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원정경기서 선발 임찬규의 6이닝 1실점의 호투에 김민성의 역전 만루포를 앞세워 9대1의 대승을 거뒀다.
26승1무14패로 공동 1위였던 두 팀의 희비가 갈렸다. LG는 27승1무14패가 됐고, SSG는 26승1무15패가 됐다. LG의 1게임차 단독 선두. 4월 27일 이후 26일만에 다시 단독 선두가 됐다.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로 관심을 모은 경기였다.
하지만 두 사령탑은 맞대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이제 5월이기 때문. SSG 김원형 감독은 "솔직히 신경은 쓰인다"면서도 "1위를 고수하려고 신경을 쓴다기 보다는 일주일 단위의 경기력이 나오니 주초 시작이 중요하다. 화요일 경기를 잡으면 시작이 좋으니까 신경을 쓰게 되고 공동 1위 팀과 붙는 것이니 조금 더 신경이 쓰이는게 사실"이라고 했다.LG 염경엽 감독은 "최대한 무리하지 않고 내가 가진 카드 안에서 최소한 승수를 많이 쌓는게 목표"라면서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선발진에서 이민호가 빠져있고, 불펜에서도 마무리 고우석과 셋업맨 이정용이 빠져 있는 상황인 LG는 아직 시즌 초반이라 1위 경쟁에 신경쓰지 않겠다는 뜻을 비쳤다.
그러면서도 "지금 흐름이 좋을 때, 이길 수 있을 때 승리를 쌓아놓아야 나중에 흐름이 안좋을 때 버틸 수 있는 힘이 된다"며 승리에 대한 욕심을 조심스럽게 냈다.
초반은 SSG가 살짝 우위였다. 오원석이 매이닝 볼넷이나 안타를 맞았지만 위기없이 무실점 행진을 하는 가운데 SSG 5번 최지훈이 2회말 벼락같은 솔로포를 쏘아올려 1-0으로 앞섰다. 했고, 임찬규도 2회말 최주환에게 선제 솔로포를 맞았지만 3회까지 1안타 1실점으로 막아나갔다.팽팽하던 승부가 4회초에 갑자기 갈렸다. 호투하던 오원석이 갑자기 난조에 빠졌고, LG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선두 3번 김현수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한 뒤 오스틴과 오지환의 연속 플라이로 2아웃이 되며 별 일 없이 끝나는가 했다. 아니었다. 시작이었다. 6번 문보경의 좌중간 안타로 1,2루가 됐고 박동원이 또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 만루가 됐다.
이재원은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차분히 공을 골랐다. 오원석의 제구가 또 흔들렸다. 크게 벗어나는 볼이 2개 들어와 풀카운트. 6구째 직구를 커트한 이재원은 7구째 커브가 몸쪽 낮게 떨어지자 가만히 지켜봤고, 밀어내기 볼넷이 됐다. 1-1 동점.이어 9번 김민성이 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3구째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제대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단숨에 5-1. 김민성은 지난해 9월 25일 SSG와의 인천 경기에서도 연장 10회초 만루홈런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자신의 통산 5번째 만루홈런이었다.
분위기를 가져온 LG는 추가점을 뽑으면서 단독 1위에 올라섰다. 5회엔 박해민의 안타와 도루에 이어 문보경의 적시타로 6-1을 만들었고, 7회초엔 오스틴의 안타와 오지환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2루서 문보경의 우전안타에 실책을 더해 2점을 뽑아 8-1까지 벌렸다. 8회초에도 박해민의 적시타로 또 1점 추가.
박해민이 5타수 3안타 1타점, 홍창기가4타수 2안타, 문보경이 5타수 2안타 1타점 등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김민성은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는데 그 1안타가 만루홈런으로 4타점을 혼자 쓸어담았다.LG 선발 임찬규는 2회 최주환에게 홈런을 맞은 이후 6회까지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4,5회를 삼자범퇴로 잘 막아낸 임찬규는 6회말 2사후 최지훈의 타구에 오른쪽 골반쪽을 맞았다. 타구가 2루수쪽으로 튀면서 내야안타가 됐다. 깜짝 놀란 트레이너가 마운드로 갔지만 임찬규는 괜찮다며 계속 던지겠다는 뜻을 비쳤다. 그런데 곧이어 최정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해 2사 1,3루의 위기를 맞았다. 4번 에레디아와의 승부. 풀카운트 승부끝에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해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SSG는 오원석이 초반 좋은 피칭을 하는 사이 최주환의 선제 솔로포가 터지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듯했지만 4회초 오원석이 무너지면서 분위기가 꺾이고 말았다. 경기전 김 감독이 타선이 터지길 바랐지만 임찬규의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한 피칭에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했다. 추가점까지 내주면서 추격의 동력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