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최고 공격수 해리 케인이 소속팀 토트넘과 함께 프리시즌 일정을 보내기 위해 호주로 떠났다.
하지만 그를 영입하려는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의 욕심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은 케인에 대한 언급을 꺼렸지만 울리 회네스 뮌헨 전 회장이 케인을 반드시 품겠다는 돌발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비록 옛 회장이지만 회네스가 뮌헨 내에서 갖는 입지를 고려하면 발언의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키커 등 독일 언론에 따르면 회네스 전 회장은 16일 뮌헨이 새 시즌 대비 훈련 캠프를 차린 독일 남부 오스트리아 국경 근처 테게른제 훈련 캠프로 이동하기 전 진행한 기자회견장에서 폭탄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네스 전 회장은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엔 "특정 선수에 대해 얘기하지 않겠다"며 점잖은 척 했으나 10분 뒤 태세를 바꿔 토트넘과 다니엘 레비 회장을 공격했다는 것이다.
회네스 전 회장은 "레비 회장은 똑똑하다. 그는 시간 놀음을 하고 있다"며 레비 회장의 전술을 다 안다는 듯 운을 떼더니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도 하루 이틀 이런 일을 한 게 아니다. 우리는 케인을 영입할 것이고, 토트넘을 그를 놓아줘야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야말로 토트넘에 선전포고를 하는 것 같은 발언이다.
이날 투헬 감독은 같은 질문을 받고는 "우리와 계약하지 않은 선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이는 이 선수(케인)에게도 적용된다"며 답변을 거절한 뒤 "뮌헨에 어울리는 진정한 9번을 찾고 있지만, 스포츠와 성격 면에서 잘 맞는 경우에만 행동할 것이다. 인내가 필요하다"라며 최전방 공격수 영입을 위해 노력 중이라는 사실은 인정했다.
감독도 신중한 마당에 회네스 전 회장이 화를 참지 못한 듯 공격적인 언사를 펼친 것이다.
어쨌든 이날 회네스 전 회장의 발언은 뮌헨이 케인에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있다는 중요한 증거가 됐다. 향후 케인을 둘러싼 이적시장 움직임이 더 흥미롭게 됐다.
유럽에선 최근 들어 케인의 뮌헨 이동 확률이 높아졌다고 보는 중이다. 케인의 30살 나이, 그리고 뮌헨의 오퍼를 고려할 때 토트넘이 케인 이적을 허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견해다.
마침 이탈리아 출신 루디 갈레티 기자는 16일 SNS을 통해 "현재 토트넘은 케인을 이번 여름에 보내주는 선택지를 진지하게 고려 중이다"라며 토트넘이 전향적으로 돌아섰음을 알렸다. 이어 "뮌헨이 마지막 제안 금액을 인상할 것으로 이해된다. 이는 케인의 이적에 가속도를 붙일 것이다. 케인은 뮌헨에 합류하고 싶어 한다"라고 밝혔다.
뮌헨 내부 사정에 정통한 '스카이스포츠 독일'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도 "뮌헨 이사진은 그들이 이번 여름 케인 영입의 가격표 갖고 있다는 느낌을 점점 더 받고 있다. 2~3주 내 이적을 예상한다"며 토트넘이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철회하고 케인 보낼 것임을 주장했다.
월드클래스 공격수 케인은 2023 여름 이적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현재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이 케인을 두고 토트넘과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뮌헨은 지난해 여름 바르셀로나로 떠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공백을 메꾸지 못하면서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와 독일 컵대회인 DFB-포칼컵 모두 8강에서 조기 탈락했다. 분데스리가를 우승하긴 했지만 매 시즌 트레블(3관왕)을 노리는 뮌헨에겐 실망스러운 한 해였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30골을 터트린 핵심 공격수 케인을 보내는 걸 원치 않지만 뮌헨이 이적료로 천문학적인 제의를 전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토트넘은 만일 케인이 재계약 의사가 없다면 뮌헨의 제안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케인과 토트넘 사이에서 체결된 계약은 오는 2024년 6월 30일에 만료돼 남은 계약 기간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1년이 지나면 케인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게 돼 뛰고 싶은 팀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 대신 토트넘은 세계 최고의 공격수 케인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다른 팀에 내주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케인이 가장 유리하고, 토트넘이 가장 불리한 셈이다.
뮌헨은 케인과 토트넘의 상황 사이에 끼어들어 적절한 이적료를 제시하고 있다.
유럽 축구계에선 완고하기로 유명한 레비 회장은 처음에 1억 파운드(약 1662억원)가 아니면 케인을 절대 팔지 않겠다며 뮌헨의 제의를 여러 차례 퇴짜를 놓았으나 토트넘 내부에서 조금씩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뮌헨과 토트넘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누가 먼저 손을 들어 항복을 선언하고 원하는 바를 들어주게 될지 주목된다.
한편, 이적설 중심에 있는 케인은 현재 토트넘 여름 프리시즌 캠프에 합류해 아시아 투어를 소화하고 있다. 토트넘은 이번 여름 해외 투어 행선지를 호주, 태국, 싱가포르로 정했다.
현재 토트넘 선수들은 호주에 도착해 훈련을 진행하며 프리시즌 첫 번째 친선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토트넘은 오는 18일 오후 8시 호주 퍼스에서 같은 프리미어리그 구단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친선전을 가질 예정이다.
웨스트햄전이 끝나면 곧바로 태국으로 넘어가 오는 23일 태국 방콕에서 레스터 시티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후엔 26일 싱가포르에서 현지 구단인 라이언 시티와 3번째 친선전을 치르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면서 아시아 투어 일정을 끝내게 된다.